

12일 진하해수욕장 일원. 명선도를 기준으로 왼쪽 백사장은 노란빛 모래가 융단처럼 깔려있지만, 우측은 명선도에 가까울수록 가파른 계단 모양으로 백사장이 형성돼 있다. 백사장을 얼룩지게 보이게 하는 검은 모래도 눈에 띈다.
일부 관광객들은 백사장이 지나치게 침식돼 경사가 가팔라, 도로에서 해안으로 곧장 접근하기보다 경사가 덜한 구역을 통해 돌아가기도 한다. 심지어 세족장은 바로 앞까지 모래가 깎여나가 자칫 시설물이 붕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관광객 A씨는 “예전에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모래사장이 너무 짧아졌다”며 “일부 모래는 때가 탄 듯 검게 변해 있어 보기에 영 좋지 않다. 해수욕장이 개장하더라도 찾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에 따르면 진하해수욕장의 모래 침식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매해 겨울만 되면 해안 침식으로 백사장이 깎여나가고, 군은 해수욕장 개장 전까지 백사장 양빈 및 정비를 통해 백사장을 관리하고 있다.
군은 이상기후가 심해지면서 진하해수욕장뿐만 아니라 경포해변, 해운대 등 동해안 전역의 해안이 비슷한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갈수록 양빈용 모래를 구하기 어려워 미래에는 모래 구하기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안 침식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꼽는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 추세여서 해안 침식 역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4.51㎜로 지난 30년간 3.41㎜의 1.3배에 달한다.
이에 진하해수욕장 개장 전 양빈과 정비를 서두르는 것은 물론 침식을 막기 위한 다각도 검토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진하해수욕장은 파랑이 거칠어 연약 침식이 심한 곳이다”며 “동해안 전역이 비슷한 상황이라 뚜렷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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