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춤형 지원 필요
정치락 울산청년미래센터 센터장은 “울산 청년들은 취업과 생활 안정, 정신 건강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고립·은둔 청년의 경우 사회와 단절된 상태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고립이 장기화되는 문제가 크고, 가족돌봄 청년의 경우 돌봄 부담으로 인해 학업과 취업,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청년들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적 인식 개선과 지역 사회 차원의 연대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센터 설립 이후 다른 센터들과의 특화점을 찾았다. 일단 울산은 네트워크 구축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현재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지방의원 시절부터 유념해 보던 경계선 지능 장애를 빼놓을 수 없다”며 “이들은 학창 시절에도 따돌림 당하거나 당할 확률이 높지만, 사회에도 적응하지 못해 소외될 확률 역시 높다. 이들은 다른 아이들처럼 무작정 공부만 시킬 게 아니라 적성에 맞는 일을 어렸을 때부터 찾아줘야 한다. 그래야 이들도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의 생각이 상식
울산청년미래센터 프로그램을 경험한 대상자들은 “비슷한 청년들을 만나게 돼 서로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집 밖에 나올 이유가 없었는데, 센터를 통해 나올 계기가 생겨서 좋았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서 좋았다” 등의 평가와 함께 “일주일에 여러 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정비 기간이 되면서 다시 집에 있게 되니 허전함을 느꼈다” “취미나 여가 중심의 활동도 부담이 없어서 좋았지만, 취업이나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등의 피드백을 남겼다.
울산청년미래센터는 단기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강의형 교육이 아닌, 동아리, 자립능력 향상 프로그램 등 참여자 중심의 활동을 운영하고, 변화의 지속성과 실천을 위해 합숙 체험이 가능한 공동생활가정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제 생활에서 변화를 연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또 지역 내 청년 일자리 기관과 협력해 사업체 견학과 취업 지원 프로그램 참여, 청년미래센터 내 인턴십 운영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궁극적으로 ‘고립·은둔 청년이 자신의 속도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과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든다’는 비전 아래 단기(1~2년)적으로 △체계적인 고립·은둔 청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구축 △청년의 사회 적응 단계를 고려한 다양한 지원 모델 마련 △지역사회 및 기업과 협력해 실제 일 경험 제공 확대 등을 추진한다.
중장기(3~5년)적으로는 △고립·은둔 청년 발굴 및 지원을 위한 지역 협력 체계 구축 △지속적인 연구 및 피드백 반영을 통해 고립·은둔 청년 정의 및 지원 기준 정립과 심리·생활·진로 통합 지원 모델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정치락 센터장은 “지난해 직원들에게 ‘하던 대로 하면 살던 대로 산다’고 말하며 책임은 내가 질 테니 뭐라도 하라고 당부했다. 직원들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알아서 자기 생각을 녹여 프로그램을 잘 꾸리고 있다”며 “현재는 ‘대중의 생각이 상식’이라는 생각으로 대상자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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