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방문한 학성여자고등학교 2학년 수학 수업 현장. 학생들은 개인 책상이라는 개념 없이 교실에 삼삼오오 모여 공부하는 모습이었다.
칠판 옆에 붙이던 학급 공용 시간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교실 뒤편에 있어야 할 개인 사물함도 사라졌다. 사물함은 교내 공용 공간인 ‘홈베이스’에 모두 배치됐다.
홈베이스에는 수십개의 사물함을 비롯해 ‘수업시간에는 홈베이스에 절대 머무르지 않는다’ 등의 홈베이스 이용 안전 수칙, 학교 행사 알림 마당,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편제표, 공용 쉼터 등이 마련돼 있었다.
대부분 교실은 ‘몇 학년 몇 반’ 개념이 아니라, ‘공용교과실’이나 ‘과목별 전용 교실’로 통했다. 일부 교실은 폴딩도어를 달아 토론과 협업 등이 가능한 ‘가변형 교실’로 탈바꿈했다.
올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서 교실 풍경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앞서 울산시교육청은 고교학점제 시행에 대비하고자 학성여고를 비롯해 모든 고등학교 대상으로 고교학점제형 학교 공간을 조성했다.
16일 학성여고 관계자는 “2018년 고교학점제 공간 혁신 사업에 선정됐고, 2020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등을 운영하면서 학교 공간 재구조화와 고교학점제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학성여고는 교육과정 전담부서를 두고 고교학점제 운영에 본격 나섰다. 1학년 대상으로 1학기 동안 교육과정 관련 의견 수렴과 진로집중학기제 등을 운영하고, 2학기부터 자체 진로플래너를 통해 과목 선택 상담 등 3개년 학업 설계를 지도할 계획이다.
고교학점제를 미리 경험한 3학년 이아라·정예원 학생은 “관심 있는 과목을 선택해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좋고, 대학 시스템을 선행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학교도 친구들과 더 잘 어울리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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