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전면 시행]효율·체계적 진학교육, 시스템 보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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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전면 시행]효율·체계적 진학교육, 시스템 보완 필요
  • 이다예
  • 승인 2025.03.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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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며 개인 책상이 사라지는 등 교실 풍경이 달라진(본보 3월17일자 7면) 가운데 고교학점제가 진로 및 대입 제도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습권 보장과 공교육 강화를 위해 도입된 고교학점제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진학 교육을 위한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17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학생은 공통과목 외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이수해 누적 학점이 192점 이상이면 졸업하게 된다. 과목출석률(수업 횟수의 3분의 2 이상)과 학업성취율(4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이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은 방과 후나 방학 중 보충지도 등을 받는다.

고교학점제를 시범적으로 경험한 학생들은 진로를 선택하고, 대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제도가 갖는 장단점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학성여고 3학년 이아라 학생은 “원하는 과목을 골라서 수업을 들으니 교실 분위기도 좋고, 수업 집중도도 올라가는 등 장점이 있다”면서도 “학년이 바뀔 때나 학기 도중에 진로를 변경한다면 이전에 들었던 선택과목의 학점을 모두 포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학점을 쌓아야 하는데, 이수 기준 등을 생각하면 사실 새로운 진로를 계획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고3 학생은 “3년 내내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2학년 때 선택한 과목이 3학년 진로 선택과 대입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이라며 “입시에 부정적인 요소를 없애려면 1학년 후배들은 입학하자마자 당장 진로부터 찾아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고교학점제를 처음 마주한 신입생은 더 혼란스럽다. 한 1학년 학생은 “같은 반 친구들과 주로 진로와 관련된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며 “가고 싶은 대학이나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지 않은 친구들은 고교학점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며 학생들의 진로와 대입을 지도해야 하는 데다, 늘어난 선택 과목으로 수업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또 학생들이 입시에 유리한 수업으로 쏠리면서, 일부 탐구 과목 교사들의 경우 교직 생활에 대한 회의감까지 느끼고 있다.

교사들은 절대평가가 이뤄졌던 일부 과목이 상대평가로 전환되면서 통합형으로 치러질 2028학년도 대입 제도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대입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 한 고교학점제의 본래 취지는 퇴색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 내 고교학점제 담당 교사들은 “교사 수는 한정적인데, 새로운 교육 제도에 적응하면서 동시에 성공적인 대입을 바라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구에도 응해야 한다”며 “일선 교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올스톱되는 고교학점제의 현실과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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