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도시는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 정책의 실현을 위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목표로 한다. 이는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자원 재활용을 극대화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색채 디자인은 환경 보호 인식 강화, 분리배출 효율성 향상, 재활용 촉진, 지속 가능한 소비 유도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일본의 가미카쓰시는 2003년 ‘제로 웨이스트 선언’ 이후 45개 재활용 카테고리를 색상별로 구분한 폐기물 처리센터를 운영하고, 2022년 기준 폐기물 재활용률 80%를 달성했다. 특히 플라스틱류는 12가지 색상 코드로 세분화하여 혼합폐기물 발생량을 65%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금련화 노란색과 검정색을 공공폐기장 표지판에 적용하여 시민들이 쓰레기 처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도록 유도했다. 이로 인해 불법 투기가 감소했으며, 2023년 기준 재활용률이 76%에 도달하여 타 도시 평균 대비 2배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가별 제로 웨이스트 정책과 이를 위한 색채 전략은 다르지만, 공통적인 점은 색채가 시민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 메시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산업도시 울산의 경우, 자동차 및 조선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 색채 디자인을 활용한 다양한 제로 웨이스트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이나 조선업에서 나오는 다양한 유형의 폐기물을 색상별로 분류하여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쉽게 인식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한, 태화강 국가정원과 같은 자연 공간에서는 친환경 색채를 적용한 ‘제로 웨이스트 컬러존’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색채를 통해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처럼 색채디자인은 제로 웨이스트 목표를 달성하고, 산업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환경 보호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 색채 가이드라인’ 수립을 통해 색채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친환경 도시 울산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