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토교통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산업집적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산업단지 내 수직농장 입주가 가능해졌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전국 1300여 개 산단 중 수직농장이 입주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직농장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실내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스마트팜으로, 안정적인 원료 공급과 가공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산업단지는 제조업과 지식산업 중심으로 운영돼 농업 분야인 수직농장은 입주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산업단지 내 수직농장 입주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규제 개선이 추진됐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수직농장 입주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일부 기업들은 투자 의향을 밝혔지만, 전력 사용량 초과, 설비 무게 부담 등 기존 산단의 인프라 한계로 인해 입주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의 향토 식품기업인 복순도가가 산업단지 내 수직농장을 조성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순도가는 지난해 12월 울산시와 울주군 길천일반산업단지 내 수직농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는 2026년까지 140억원을 투자해 수직농장과 장류 공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수직농장에서는 딸기를 재배해 자사 제품의 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길천산단은 자동차 관련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됐지만, 최근 복순도가의 투자 결정과 함께 식품기업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식품산업 단지로 변화하고 있다.
산단 인근에는 참기름 생산업체 ‘옛간’도 자리하고 있어 향후 관련 산업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복순도가 역시 아직 산업단지 입주 계약을 완료하지는 않았다.
현재 진행중인 길천산단 내 공장 건립 작업을 우선 마무리한 뒤 본격적으로 수직농장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실제 착공은 내년께 이뤄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산단 내 수직농장 도입이 초반 단계인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수요에 맞춰 필요한 사항을 순차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