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울산경제의 성적표는 ‘부진’으로 기록됐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간한 2025년 1분기 울산경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울산 경제는 전 분기보다 소폭 둔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주력 산업인 자동차, 석유화학, 석유정제 등 제조업 전반의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심리 위축과 건설 투자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울산 경제의 위기 상황이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제조업의 경우 석유정제·화학제품은 시황 악화로 전 분기 수준의 낮은 생산을 이어갔다. 자동차 업종은 미국의 관세 부과 개시 이전에 생산 설비를 최대로 확대한 덕분에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트럼프 미 행정부의 예고대로 4월2일 자동차 관세 부과 조치 시 생산과 수출에 타격이 우려된다. 또한 신용카드 매출액으로 파악한 소비 활동은 약보합세를 보였고, 주거용·상업용 건축 착공과 토목 건설 수주 감소로 건설투자도 부진했다.
다만, S-OIL(9조3000억원·석유화학), 현대차(2조원·전기차), 삼성SDI(5000억원·이차전지) 등 지역 주력 산업의 설비 투자는 양호한 흐름을 보여 향후 지역경제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울산의 경제 흐름을 보면 2024년 1분기 ‘전 분기 대비 악화’→2·3분기 ‘전 분기 수준 유지’→4분기 ‘전 분기 대비 둔화’→ 2025년 1분기 ‘전분기 대비 소폭 둔화’로 좀처럼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울산 경제가 글로벌 수요 둔화 등 대외 환경과 산업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도시 울산은 ‘성장과 정체’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주력 제조업의 위기, 인구 감소와 고령화,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 어려움, 기후 변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울산 디스토피아’라는 불안한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는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도가 밀려오는 이때, 과거의 성공에 안주할 여유가 없다. 산업 구조와 경제 시스템을 혁신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한다.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이차전지, 수소 산업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AI, 로봇,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수용해 혁신 속도를 높여야 한다. 울산의 경제 주체들이 협력해 보다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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