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산업수도다. 지난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제조업 기반의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했고, 줄곧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1~2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울산은 산업도시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전산업을 아우른 지역 부가가치율이 22.11%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지역 내 총부가가치는 산출액에서 중간투입재를 뺀 가치로 지역 경제에서 산업 수익성, 효율성과 함께 생산성을 나타낸다.
울산은 총생산액에서 부가가치액 비중인 부가가치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는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이 부가가치율이 낮은 업종에 속한 것이 한몫했다. 원유, 철광석 등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탓이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는 원유를 수입해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데 중국 등의 설비 증설과 전세계 수요 감소로 업황 사이클이 나빠지면서 최근 들어 생산성이 크게 나빠졌다.
이와 함께 울산의 부가가치율이 낮은 데는 서비스업 비중이 낮은 것도 영향을 줬다.
부가가치율은 해당 지역의 산업 구조와 연관이 깊다.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비중이 높을수록 해당 도시의 부가가치율이 높다.
지난 2022년 기준 GRDP 내 서비스업 비중을 보면 울산은 27.0%로 전국 평균(58.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관광업 등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제주의 부가가치율은 42.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울산 내 서비스업이 약화한 것은 단순히 지역 내 총부가가치 하락만의 문제로 볼 게 아니다.
울산은 최근 20~30대 여성의 인구 순유출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고등교육기관(대학)의 부족에 더해 서비스업 일자리 부족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성 일자리 부족으로 결혼한 부부가 울산을 떠나 부산 등지에 터전을 잡고, 근로자인 남편만 울산으로 출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때문에 서비스업 인프라 부족이 지속되면 젊은 청년층의 성비 불균형이 무너지고, 울산 근로자의 타지 유출, 역외 소비유출, 나아가 울산의 인구 유출을 피할 수 없다.
서비스업은 음식·숙박 등 단순 서비스업뿐 아니라 전문가 기술 서비스업, 연구개발업 등 고부가가치 첨단 서비스업까지 아우른다. 울산이 산업도시로 위상을 지키고,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하려면 지역 제조업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이 절실하다.
서정혜 정치경제부 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