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의 생각의 窓]그래도, 그래도 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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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의 생각의 窓]그래도, 그래도 봄은 온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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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요새 주위를 살펴보면 꽃이 피고 나무들도 잎을 내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만물이 요동치는 봄이 다가왔다. ‘봄’의 어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견해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불의 옛말 ‘블’과 ‘오다’의 명사형 ‘옴’이 합해진 ‘볼+옴’에서 ‘ㄹ’받침이 떨어져 나가면서 ‘봄’이 되었다는 것으로, 따뜻한 불의 온기가 다가옴을 뜻한다. 또 하나는 ‘보다(see)’의 명사형 ‘봄’에서 온 것으로도 보는데, 풀과 나무에 물이 오르고 꽃이 피며 동물들도 활기찬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을 인간이 ‘새로 본다’는 뜻인 ‘새봄’의 준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봄’을 뜻하는 영어 ‘spring’의 어원은 ‘뛰어 오름’ 또는 ‘터져 나오는 것’을 뜻한다.

이들을 종합해 보면, ‘봄’이 되면 기온이 높아져 모든 동물이 활동하기에 좋아지고 식물은 꽃망울과 새잎을 터뜨리고 묻혀있던 씨앗들도 혼신의 힘을 다해 움을 틔우고 나온다. 이러한 자연의 섭리와 이에 따른 생명 현상을 마주하는 우리 인간들은 왠지 설레는 마음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가지기도 한다.

이러한 설렘과 희망을 주는 ‘봄’이 다가왔는데, 잠시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면 경제상황이 어려워져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고 희망은커녕 한국의 현실을 마주한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미래까지 걱정하고 있다. 어느 기업인이 표현한 대로 ‘4류’ 수준인 정치상황이 혼란하고 그것에서 파생된 국가적 혼란과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비상계엄 이전부터 여러 불안요소들이 감지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대외경제연구원은 ‘25년 세계경제 전망’을 하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의 심화와 중국경제의 악화, 통화정책 전환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경제 하방요인으로 든 바 있다. 이러한 불리한 대내외 경제여건에다 정치적 불안정이 가중요인으로 작용해 우리의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고 더욱 심각한 것은 정치인들이 촉발시킨 이념문제로 인해서 국민들이 분열해 서로 극한 대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국가적 불안을 조성한 정치인들 욕만 하고 있을 것인가? 경제가 어렵다고 우리의 현실을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인가? 생각이 다르다고 서로 삿대질만 하고 있을 것인가?

대하소설 <혼불>을 통해 한국인의 역사와 정신을 생생하게 표현해 한국 문학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최명희 작가는 <혼불>에서 주요 인물 허효원의 대사를 통해 “산다는 것은…(중략) 뜻한 것이 이루어지고 재미있고 좋아서만 사는 것이랴. 고비 고비 이렇게 산 넘고 물 건너며 제 할 일 하는 것이 사는 것이다.”고 했다.

그렇다. 인간은 삶의 여정에서 ‘희로애락’의 순간을 다 만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제든지 올 수 있는 시련이 찾아왔을 때 그걸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개인은 물론 국가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다.

괴테는 “희망만 있으면 행복의 싹은 그 곳에서 움튼다”고 했다. 현실로 잠시 돌아가보면, 정치 상황은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대선 여부가 결정될 것이고 또 그에 따라 진행돼 과도기적 정치불안은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경제문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정부와 자치단체가 상황이 빨리 개선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생각과 행동이라고 본다. 우선 진영 논리에 빠져 정치성향에 따라 ‘네편 내편’ 갈라 다투고 싸우는 행태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나마 비탄에만 빠져 있지 말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각자의 일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인간사가 아무리 요동쳐도 봄은 온다. 그리고 봄이 되면 농부는 씨앗을 뿌린다. 우리 모두 각자의 가슴에 ‘희망’의 씨앗 하나씩 뿌리자! 그리고 그 씨앗이 잘 발아되어 ‘국민통합’과 ‘경제발전’이라는 알찬 열매가 맺힐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길 주문해 본다.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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