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결핵 환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전국적으로 결핵 환자가 13년 연속 감소 추세 속에서도 울산만 유일하게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층의 결핵 환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다수의 노인들이 생활하는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한 결핵 관리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일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결핵 환자는 366명으로 2023년(317명)보다 15.5% 증가했다. 2011년 1161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결핵 환자가 느닷없이 증가해 지역사회 건강 관리에 비상등을 켰다. 이는 전국 평균 감소율(8.2%)과 반대되는 흐름으로, 울산이 결핵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
울산시는 이러한 결핵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고령화를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울산의 결핵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 환자는 1만 534명으로 전체의 58.7%를 점유했다. 전년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전체 환자 중 고령층 비율은 우상향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 결핵 통합 관리 시스템 자료를 보면, 요양원과 같은 사회복지시설에서의 결핵 환자 발생이 두드러졌다. 최근 4년(2019년~2023년) 사이 국내 집단 시설 중 사회복지시설에서만 결핵 환자가 15% 가까이 증가했다. 사업장이나 의료기관, 학교, 군부대 등 집단시설에서 결핵 발생은 줄고 있는데, 유독 사회복지시설에서만 늘었다.
이에 질병관리청도 복지시설 이용·거주 노인 인구가 늘어난 것이 결핵 환자 증가세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또 집단 시설 중 접촉자 10만 명당 추가 결핵 환자도 사회복지시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나, 결핵이 확산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울산은 2022년 고령사회가 됐고, 2027년에는 초고령 사회(노인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결핵에 취약한 고령층에 대한 예방 및 관리 대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결핵 전파의 주요 거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울산의 결핵 환자 증가는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공중 보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울산시와 보건당국은 결핵 환자 발생 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방역 대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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