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사람들이 내가 말한 대로 모든 것을 따라 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들이 살아온 삶이 각기 다르고 처한 상황과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말할이의 생각대로 상대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도록 말하는 것을 우리는 ‘설득 말하기’라 한다. 그런데 이 설득 말하기는 우리의 의사소통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말하기의 하나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상대를 잘 설득할 수 있을까.
먼저, 말할이의 신뢰성이 높아야 한다. 말할이가 한 분야에 전문적으로 신뢰성이 높거나 사회적, 인성적으로 신뢰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의 말은 설득력이 높아진다.
다음, 주장이 논리적이어야 한다. 논리적이라는 말은 ‘주장’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 뒤 그와 관련된 ‘보기(예증)’를 덧보태준다면 상대를 훨씬 쉽게 설득할 수 있다.
그리고 종교 선지자들이나 각 분야의 전문가의 말, 과학적 결과들을 적절히 인용하는 것도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자신이 직접 체험했거나 간접적으로 경험한 정보를 활용하면 좋은 설득력을 가진 말하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상대에게 공감을 얻어 설득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입장을 잘 이해해야 한다. 상대가 처한 상황이나 요구가 무엇인지를 알고 거기에 적절한 주장이나 요청을 한다면 훨씬 설득 가능성이 높아진다. 때로는 감성을 자극해 상대에게 감동을 줌으로써 설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설득 말하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상대의 반론을 단정적으로 무시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태도는 삼가야 한다. 설득의 궁극적인 목적은 말할이와 들을이가 서로의 욕구와 유익함을 추구하는 데 있다. 따라서 서로의 유익함을 잘 조정했을 때 그 설득력은 더 높아지는 것이다.
설득 말하기 태도는 항상 상대를 바로 쳐다보면서 똑똑하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가 알아 들을 수 있도록 쉽게 말해야 하며, 항상 겸손한 태도로 말하되 확신에 차고 자신감 있게 말해야 한다.
세상은 갈수록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남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는 나쁜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가 그들의 설득에 쉽게 넘어가지 않으려면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간을 두고 여러 경우를 따져보면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우리는 언제나 상대를 내 생각대로 설득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건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상대를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상대의 뜻에 따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