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산불로 인한 피해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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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산불로 인한 피해와 대책
  • 경상일보
  • 승인 202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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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환 지킴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지난 3월22일 의성에서 점화된 불씨로 경북 북부에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울산 울주 지역에서도 큰 산불로 고속도로가 폐쇄되는 등 전국에서 우리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큰 재난을 겪었다. 3월30일 오후 1시 기준으로 경남 산청 산불 주불이 발화 213시간만에 진화됐다고 하나 여기저기서 아직 재발화의 위험은 상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남지역 최악의 산불로 사망자 30명, 부상자 45명, 주택, 공장, 문화재 등 시설물 6000여 곳 소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산림피해와 이재민 수라는 결과는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상처를 남겼다.

고대 원소설은 세상을 이루는 물질 4원소를 물, 불, 흙, 공기로 분류했다. 이번 화재는 어쩌면 물과 불의 싸움이라 하겠다. 이에 공기 즉 바람이 화재를 부추겨 불의 편이고, 흙을 덮어 불을 끄니 흙은 물의 편이라 보면 될 것인가. 옛 현인들의 자연에 관한 깊은 성찰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이번 산불에서는 특히 공기 즉 강풍의 힘을 여실히 체감하였을 것이다. 자연 앞에 인간이 무기력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닥쳐서 대응하는 것만이어서는 안 된다. 당연히 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예산을 가지고 법률과 제도의 운용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재난은 지금까지 몸이 작아진 적이 없다. 인간이 편안한 생활을 위해 도시지역에 밀집하고 산에 낙엽이 쌓이면서 재난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낙엽이 1m 정도까지 쌓인다고 하고 주불 이후 잔불 지중화의 심화로 이어지고 재발화의 위험을 남긴다고 한다. 마치 재난영화의 속편을 예고하는 클리퍼행어(cliffhanger)라고나 할까. 절대 재발화는 막아야 한다.

기후 변화가 당연히 영향인 것은 맞지만 지구의 문제는 논외로 하고 우리는 산불화재대비라는 중장기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산불학회 고기연 회장의 인터뷰를 참조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목재 자원으로 유용한 소나무의 분포도가 절대적인데, 이제는 산불피해를 고려하여 삼나무 등으로의 수종변화가 제안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임도의 건설 확대, 헬기 수의 증대, 고성능화, 운영비용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예산의 확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산불화재에 대한 벌칙이나 제도 운용이 너무 느슨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는 교육의 문제와 결부된다. 산에서 불 피우는 행위는 어쩌면 편리하고, 낭만적이고, 생존에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 대가는 참혹하다는 것을 뇌 깊숙이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인식시켜야 한다. 등산객·성묘객의 실화, 논밭·쓰레기 태우기 등은 산불에서는 단골 실화 원인이다. ‘실화(失火)’라는 단어도 문제라고 본다. ‘실수하여 불을 내는 행위나 그렇게 난 불’을 가리키는데, ‘실수’라는 단어가 마치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닐까. ‘미필적 고의’이든 ‘방화’이든 그 피해 규모는 화재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가리지 않는다. 법이론을 떠나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

한편, 화재진화도 이제는 과학이어야 한다. 중국에서는 인공강우 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예 없는 구름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하니 인간 기술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 지구를 둘러싸는 자외선 필름을 개발하여 특허출원을 하면 산업에 실제 이용하지 못하는 것 즉 실질적 실시 불가능을 이유로 특허를 받지 못한다. 인공강우는 그보다는 현실적이기는 하여 향후 유용한 기술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 외에도 과학기술이 적극 그 힘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전통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성묘 시 굳이 화재위험이 있는 향을 피워야 할까. 최근에는 LED 향도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고, 예초기 화재 같은 경우에는 강풍 부는 날은 그 사용을 자제하고 바람 없는 날도 소화기 지참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산불대책은 더 이상 하늘만 바라보는 ‘기우제형 대책’이 되어서는 안 되고, 과학, 비용, 교육, 법 제도의 정비에 기한 대책이 되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제일은 교육을 통한 인식개선이다. 마치 음주운전을 미리 음주와 운전을 분리하여 차단하듯 화재 요인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화재로 인해 희생되신 분들, 피해 보신 분들에게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맺는다.

김지환 지킴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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