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자전거 생태관광’ 울산에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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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자전거 생태관광’ 울산에서도 가능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5.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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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준 울산대학교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사)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회장

5월 둘째 주 토요일, 오랜만에 경주를 찾았다. 2005년부터 인연을 맺어 2008년과 2009년에 단장을 맡았던 경주자전거문화유적체험투어(이하 경주자전거투어) 현장에 봉사 활동을 위해서 방문한 것이었다.

2003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시민 공모사업으로 처음 시작된 경주자전거투어는 비영리법인 봉사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취지는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문화·관광 명소를 주제와 코스별로 구성해 자전거로 탐방하는 것으로, 2003년 당시 총 6회의 코스가 마련됐다.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경주 시내 유적 및 사적지 탐방이 이뤄졌고, 주목할 점은 전문 해설사가 동행해 설명과 이해를 도우면서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6회의 투어는 매 코스마다 다른 주제로 운영되며 신라 관련 유적 및 사적지를 겹치지 않게 선정했다. 터미널 앞에서 출발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반납할 수 있도록 했다. 매 코스별 참가인원은 약 30명 내외였다.

참가비용은 자전거 대여료, 해설사 강사료, 물, 중식비 등을 책정하여, 2003년 시작 당시부터 2007년까지는 1인당 5000원이었다. 이는 500만원의 시민사업 지원금이 있기에 가능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는 경주관광명품으로 선정되어 지원금이 2000만원(경상북도 1000만원, 경주시 1000만원)으로 올랐지만 자전거 대여료가 오르다보니 1인당 1만원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지원 사업이 중단되면서 참가비를 시세(자전거 1일 대여료 8000원, 1인당 중식비 8000원)에 맞춰 올릴 수밖에 없다 보니, 자연스레 참가 신청이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학교 등 단체들의 요청이 있을 때만 투어가 진행되고 있으며, 경주시의 공영자전거인 ‘타실라(1회 대여료 1000원)’를 이용함으로써 가격을 낮추는 노력까지 하고 있다.

이 같은 경주 사례를 살펴보면서 “울산에서 자전거투어를 운영하려면 어떤 주제로, 누구를 대상으로 하면 좋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 결과 2013년부터 대한민국 대표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태화강 생태관광지역을 대상으로 하면서 태화강국가정원과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 태화강변은 자전거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많은 자전거 마니아들이 이용하고 있다. 다만 자주 태화강을 찾다 보니 생태관광자원으로서의 매력보다는 체력 단련의 목적에 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니 이들에게도 태화강의 자연환경과 명소들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흔쾌히 참여하고 자연스레 입소문을 내줄 것이다.

울산 생태관광 자전거투어가 진행되기 위해서 동행하는 강사는 현재 활동 중인 자연환경해설사(이하 해설사) 중 자전거 타기가 가능해야 할 것이며, 안전요원은 태화강 생태관광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운영위원 및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출발 지점은 중구자전거교육장과 협의를 거쳐 (구)삼호교 옆 자전거교육장으로 제안하며, 태화강 주변에 조성된 철새 전망대 및 태화강전망대에 주차하여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철새 관찰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면 어떨까 한다.

우선 태화강 인근 초등학교나 청소년센터와 협조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전거로 함께 하는 생태탐방 프로그램(가칭)’으로 부정기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2시간 코스 운영이 적당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정착된다면 기존에 운영되는 태화강국가정원, 철새홍보관, 남산동굴피아, 태화강생태관 및 조류사파리 명소 등으로 확대해 생태관광과 주변 관광자원을 연계할 수 있도록 2시간 코스가 아니라 중식을 제공하는 1일 코스로도 확대 가능하다.

단 태화강국가정원에서는 도보로 이동하는 탐방객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잘 기획하고 보완한다면 2028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하여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도 운영 가능하다고 본다.

유영준 울산대학교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사)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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