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 마감 결과 이 대통령은 울산에서 42.54%를 득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7.57%)에 5.03%p 뒤졌다.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직전 20대 대선 후보 때 얻은 40.79%를 뛰어넘어 역대 민주당 후보 최고 수치로 기록됐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이번 득표율은 부산(40.14%), 경남(39.40%), 경북(25.52%), 대구(23.22%) 등 영남권 광역단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울산이 이 대통령의 정권 교체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대구와 경북에서 김 후보가 44.4%p, 41.35%p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경남과 부산에서 12.59%p, 11.25%p라는 격차로 승리한 것에 비하면 울산(5.03%p) 간극은 ‘박빙의 승부’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 울산 구·군별 득표율을 보면, 보수 성향이 짙은 중구·남구·울주군에서는 김 후보가 11.03%p, 12.02%p, 9.19%p차의 득표율 차로 넉넉하게 이 대통령을 앞섰다.
그러나 자동차 노동자가 많고 더불어민주당과 공동선대위를 꾸린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북구와 조선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며 최근 김상욱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입당 전까지 울산 국회의원 6명 중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수행실장인 김태선 의원의 지역구인 동구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를 각각 8%p와 5.92%p 차이로 따돌리는 저력을 보였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이번 대선을 준비하면서 ‘득표율 50%’를 목표로 삼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으로 촉발된 조기 대선인 만큼 과반 득표로 사상 최초로 보수 정당 후보를 이겨보겠다는 의지였다.
실제 투표 종료 이후 공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를 2%p차로 앞설 것이라는 결과가 발표되자,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과반 득표에 못 미치고 1위를 김 후보에 내주면서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셈이지만, ‘애초 목표치 자체가 희망과 각오가 반영돼 높게 설정된 것’이라는 지역 정가의 분석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성공적으로 대선을 치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울산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 광역단체 중에서도 이 대통령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보낸 지역이 됐다.
이는 국민의힘이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앞두고 ‘김문수→한덕수→김문수’로 이어지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혼선을 빚은 데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범죄자 후보를 심판하고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며 유권자 표심을 호소했지만, 울산에서는 계엄 선포와 탄핵을 초래한 정당에 책임을 묻는 정서가 강하게 발현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오상택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전략기획단장은 “불법 계엄 이후 시민의 분노는 컸고 그만큼 더 절박했기에, 이번 선거 결과는 심판의 의미가 분명히 있다”며 “선거운동 현장에서 만난 보수 성향 유권자 상당수가 ‘국민의힘이 반성해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울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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