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울산이 제조 AI의 글로벌 선도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선 기술력 만큼 데이터 공유 구조, 협업 문화, 인재 정착 기반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옥 HD현대 그룹 CAIO는 “AI 모델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는 기업의 내부 정보이자 핵심 자산”이라며 “외부와 공유하는 데 부담이 있지만 전문 기업과 협업해 기술을 내재화하는 구조라면 좋은 파트너십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철 SK에너지 혁신기술실장은 “딥아이와의 협력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단순한 과제 수행을 넘어 가치 창출을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가진 네트워크와 자원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단순 하청업체가 아닌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K와 협업 당시 초기 비용 회수 체계를 설계하고, 해외 매출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구축한 사례를 소개하며 “이런 구조가 대기업에 새로운 사업영역을, 스타트업에는 생존과 성장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김일구 가우랩스 디렉터는 “대기업이 직접 추진하기 어려운 빠른 기술 개발은 스타트업의 민첩성이 유리하다”며 “AI는 속도가 핵심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스타트업 설립을 통해 구조적 장점을 살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허영신 패널은 “AI는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협업하는 주체들이 서로의 도메인 지식을 이해하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배타적 관계가 아니라 상생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 AI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산업계와 학계의 연계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영옥 CAIO는 “AI 분야 산학협력은 데이터를 함께 보고 모델을 만들며 이슈를 해결하는 밀착형 구조가 돼야 한다”며 “UNIST에 산업 AI 특화 교육과정이 개설되면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가 육성되고, 학교도 현실과 맞닿은 교육을 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기수 대표는 “스타트업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인재 수급”이라며 “UNIST 등 지역 대학에서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지만, 수도권 유출이 심각하다. 정주 여건 개선과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글=석현주기자·사진 김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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