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사상 처음으로 4%대로 치솟고, 제2금융권이 취급하는 토지담보대출(토담대) 연체율은 30%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일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 현황과 사업성 평가 결과, 제도 개선 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최근 부동산 PF 추이를 보면, 올해 3월말(1분기) 기준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은 4.49%로, 전 분기 대비 1.07%p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PF대출 연체율을 정기적으로 공개한 이래 해당 지표가 4%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F 대출 연체율은 2022년 6월말(0.66%) 이후 지난해 6월말(3.51%)까지 계속 오른 이후 9월말 3.51%, 12월말 3.42%를 기록하는 등 2분기 연속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들어 다시 1%p 넘게 올랐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계절적 요인에 더해 연체율 산식의 분모가 되는 대출잔액이 7조9000억원 늘어난 게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축은행·상호금융 등이 취급하는 토담대 연체율은 28.05%에 달하며 같은 기간 6.34%p 상승했다.
토담대도 대출 잔액은 줄고, 연체액은 증가하며 연체율이 급등했다. 토담대는 사업 초기 토지를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이다. 사업성으로 대출을 내주는 브릿지론과 유사하지만, 규제 수준이 낮고 정확한 수치도 알려지지 않아 ‘숨겨진 부실’도 꼽힌다.
금융당국은 PF 연착륙 대책이 본궤도에 오른 점을 고려해 지난해 1분기부터 연체율을 공표하기 시작했는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경·공매 등 정리·신규 자금 투입을 통한 재구조화가 필요한 유의(C)·부실우려(D) 등급 여신은 2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의 11.5% 수준이다. 3월말까지 이 중 9조1000억원가량이 정리·재구조화됐다.
금융당국은 올해 2분기 중 3조5000억원을 추가 구조조정해 전체 C·D 사업장의 52.7%(12조6000억원)에 대한 정리·재구조화를 완료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종료되는 부동산 PF 관련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 조치 11건 중 10건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공급하다가 부실이 발생해도 임직원 면책을 해주는 내용을 포함해 11건의 금융 규제 완화 조치를 운영 중이다.
PF 사업자의 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금융권 PF 대출 위험가중치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 등을 담은 ‘PF 제도개선’도 올해 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향후에도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추가 부실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실 PF 사업장에 대하여 상시로 정리·재구조화를 추진해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