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부 출범 후 대한민국 AI 3대 강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첫걸음으로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이 거행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업수도 울산이 대한민국 AI 산업의 핵심 거점이자 동력으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고, 산업 AI를 통한 초격차 달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AI 고속도로’를 통해 울산이 AI의 엔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와 기업의 존망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기술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Open AI 유료 구독자 수 세계 3위권에 들 만큼, 기술 수용성과 관심 면에서 이미 세계 최상위에 올라있다. AI의 기술적 구조에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역시 AI를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와 데이터다. 이번에 울산에 지어지는 AI데이터센터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등과 같은 첨단 기술 운용에 필수적인 수백 TB(테라바이트) 이상의 일일 데이터가 생성·처리되며, 우리나라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반시설이 될 것이다.
데이터센터를 구축 및 운영하기 위해서는 넓은 부지는 기본이고 전력 공급과 냉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울산은 LNG 열병합발전소 등 대형 발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울산 LNG 터미널에서 발생하는 LNG 냉열을 통해 냉각 수단 확보가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졌다.
또한,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하는 대한민국 전통적인 산업수도이며, 각 공장에서 매일 생산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는 AI에 있어 필수적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해 AI 허브로 도약하기에 손색이 없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전통 제조업 도시인 울산이 AI인프라를 확보를 기반으로 글로벌 AI 데이터 산업의 전략 거점으로 거듭남으로써 첨단 산업 구조로 산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으로 울산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과 연계하여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취득세, 재산세 등 약 200억원의 지방세 창출 효과와 더불어 관련 기업의 지속적 투자(3년 주기 서버 교체 등)가 이어지게 되며, 착공 단계부터 건설분야 일자리 창출 및 데이터 센터의 인력 생태계를 구축해 많은 수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AI 혁신 기업들을 울산에 유치해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수도에서 국가 AI 산업 거점으로 다시 태어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울산이 진정한 AI 거점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인프라에 더해 AI 생태계 전반의 설계가 필요하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같은 기반 시설은 시작일 뿐, 산업 현장과 AI 기술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제조업 기반의 실증 환경 구축과 AI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협력 모델이 중요하다.
울산시와 함께 울산지역 대학,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이 함께 같은 마음,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HD현대, 현대자동차 등 울산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어 이러한 구조를 주도할 수 있다. AI 우수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는 UNIST의 우수한 연구 거점을 활용하여 AI 연구개발, 현장 중심의 AI 실증 프로젝트 발굴, 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 지역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 등을 통해 울산형 AI 전환 모델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과 문화적 수용성도 함께 따라야 한다. 울산은 AI 기술을 산업의 현장과 연결시키는 대한민국 대표 AI 산업 거점으로서,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독자적인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옥 HD현대 CA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