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김모(78)씨는 최근 들어 택시 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택시를 부르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특히 골목에서는 예약이 안된 택시를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울주군에 사는 정모(68)씨 역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지난달 자녀의 도움으로 앱을 설치하고 사용법도 익혔지만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려 소용이 없었다.
결국 콜센터 번호를 저장해두고 전화를 걸어 예약을 시도했지만 외곽인 정씨의 집 근처에서는 연결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폭염 아래 큰길까지 걸어나가 손을 흔들며 빈 택시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택시 호출앱 사용이 일상이 되면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택시를 타는 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는 오랜 시간 야외에서 택시를 기다려야 해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의 한 노인지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노인들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택시앱은 물론이고 문자 하나 보내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정보화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고 배운 내용을 금세 잊어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울산시는 올해 2월부터 ‘바우처택시’ 지원 대상을 기존 장애인에서 85세 이상 노인 등으로 확대해 시행 중이다.
시는 울산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통해 제도 안내 및 신청을 받고 있다. 이용을 위해서는 센터에 등록한 뒤 콜센터나 전용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초 기준 시에 등록된 85세 이상 노인 총 1만3995명 중 이 서비스를 등록한 인원은 1000명에 불과하다. 누적 이용 건수는 개인당 1.6건꼴인 1600건에 그쳐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사업 시행 전부터 병원 등 관계 기관을 통해 홍보 자료를 배포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