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미래차 전략은 기존의 생산 인프라와 방대한 제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센서 데이터, 품질 검사 결과, 부품 이력, 조립 공정의 미세한 변화까지 모두 디지털 신호로 저장되고 있다. 울산은 이 데이터를 단순한 기록, 저장만이 아닌 이를 AI가 학습하고 예측하며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혁신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울산의 AI 혁신은 자동차 산업의 전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전환 가속화에 맞춰, 울산은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oftware-Defined Factory, SDF)’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생산라인의 로봇, 설비, 작업자, 부품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AI가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생산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공장 자체가 끊임없이 학습하고 진화하는 ‘지능형 제조’로의 도약이다.
울산의 미래차 전략은 도시 전체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울산시는 2026년까지 2955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교통, 안전, 환경 등 7대 분야 36개 스마트도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스마트 주차장,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 자율주행 셔틀버스 실증, 스마트 통합 교통 서비스(MaaS), 도심 항공 교통(UAM) 기반조성 등 미래 모빌리티 실증사업에 344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울산이 자동차 생산도시를 넘어 데이터와 AI, 에너지, 모빌리티가 융합된 ‘살아 있는 테스트베드 도시’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대규모 전력 수요와 충전 인프라 확충을 요구한다. 울산은 LNG, 수소, 풍력, 에너지 저장 장치(ESS),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다층적 청정에너지 실증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 이는 미래차 생산과 운영에 필요한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하며,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스마트 그리드가 연결된 ‘도시 전체가 하나의 모빌리티 실험장’이 되는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울산의 미래차 혁신은 시민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시스템에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해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젊은 인재들이 머물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제 울산은 단순한 자동차 생산 도시를 넘어, 데이터와 AI, 에너지, 모빌리티가 융합된 ‘미래차 도시’로 진화하고 있고,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곧 울산의 미래이며, 울산의 도전은 대한민국 제조업 전체의 혁신을 견인하는 국가적 실험대이기도 하다. 울산이 AI로 다시 달리는 이 길 위에, 더 많은 기업과 인재, 그리고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상령 울산테크노파크 자동차기술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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