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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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초읽기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5.07.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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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울주군의 깊은 산자락 반구천을 따라 흐르는 고요한 물줄기 위로 수천 년 전 선사시대인들이 바위에 새긴 삶의 흔적, 반구천 암각화가 흐릿한 안개를 헤치고 모습을 드러낸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빚은 이 유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말없이 그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늘에서 바라본 전경에서 왼쪽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부터 물길을 따라 오른쪽 반구대 암각화로 이어지는 그 숭고한 기운이 펼쳐진다. 반구천 암각화는 곧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오른 지 15년 만의 결실이다.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구천 암각화가 세계 유산으로 등재되면 우리나라 17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드론 촬영=김도현기자 do@ksilbo.co.kr

반구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임박하면서 울산 지역 사회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되며, 등재가 확정되면 우리나라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반구천 암각화는 이번 회의에 상정된 전 세계 32건의 유산 중 11번째로 심사를 받는다.

특히 유네스코 공식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해당 유산에 대해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며 등재를 강력히 권고하는 I등급 평가를 내린 상태다. 이코모스는 반구천 암각화가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이자 사라진 문명의 독보적 증거라는 점에서 세계유산 등재 기준을 충족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등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즈베키스탄과 튀르키예 일정을 마무리한 울산시 해외사절단은 10일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11일에는 세계유산 등재 관련 간담회가 진행되며, 12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 참석한다.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일대에 위치한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한 3㎞ 구간이다. 약 7000~3500년 전인 신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암각화들은 고래와 고래사냥 장면, 다양한 동물 그림, 기하학적 문양 등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새긴 작품들이다. 당시 해양어로문화와 신라 사회의 모습을 생생히 전해줘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반구천 암각화를 등재한 이후 여러 차례 심의에서 부결과 보류를 겪었지만, 2021년 우선등재목록 선정 이후 단계별 준비를 거쳐 마침내 2025년 최종 결정 단계까지 도달했다. 2024년 1월 등재신청서 영문 최종 제출, 3월 완성도 검사 통과, 5월 현장 실사 등 치밀한 절차가 이어졌으며, 5월 자문기구 최종 평가 결과 등재 권고를 받았다. 이제 12일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만 남았다.

울산시와 지역 사회는 이번 등재가 울산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관광·경제 활성화, 주민 자긍심 고취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울산시는 등재 이후 대곡리 일대의 역세권 개발, 관광자원화 사업, 방문객 맞춤형 해설 프로그램, 체험 콘텐츠 강화 등 후속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고,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울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등재는 단순히 세계유산 보유 도시라는 명칭에 그치지 않고, 울산만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주민, 전문가가 함께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상공계와 관광업계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세계유산 등재는 울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관광 수요 확대에 대비해 민간 차원의 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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