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동구가 올해 주전몽돌해변 물놀이장 운영을 포기했다. 운영 예산이 전액 삭감됨에 따라 매년 물놀이장을 찾던 지역 주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27일 동구에 따르면, 주전물놀이장은 지난 2018년부터 여름철 성수기에 맞춰 조성·운영해 온 해변 물놀이장이다. 수심이 깊고 경사가 급한 주전 해변의 특성을 고려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얕은 풀장과 놀이기구 등을 설치해 운영해 왔다.
이 시설은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이용객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바다를 배경으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구민이라면 20분 내 접근이 가능하다는 지리적 이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용자 수가 크게 줄면서 예산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고, 올해 추경에서 운영 예산 1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동구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외부 활동 감소,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물놀이장 운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물놀이장의 이용객은 지난 2023년 약 7000명에서 지난해 45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220명에 그쳤다.
동구 관계자는 “20일간 운영에 총 1억원으로, 하루 약 5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지난해 일일 이용객이 기대보다 적었다”며 “재정 여건과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는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운영 중단 소식에 오랫동안 시설을 이용해 온 지역 주민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남목에 거주하는 김모(38)씨는 “매년 여름 아이와 함께 찾던 공간이 갑자기 없어진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며 “이용객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관내에는 없어 정말 유용하게 이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동구는 대체 시설로 후룬공원, 바드래공원, 감나무골공원 등 3곳의 공원형 물놀이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시설은 내달 24일까지 우천 시를 제외하고 매일 개방된다. 하지만 해변형 물놀이 시설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대체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동구 관계자는 “날이 더워지면서 물놀이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 같아 올해는 운영하지 않지만 만약 해당 시설의 수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내년에 다시 운영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