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서울주 단수…불어난 물에 송수관 복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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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서울주 단수…불어난 물에 송수관 복구 난항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07.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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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 언양읍을 비롯한 서울주 6개 읍·면에 이틀째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21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일대 식당 입구에 영업을 하지못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이틀째로 접어든 울산 서울주 지역의 대규모 단수 사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송수관 누수 지점이 강바닥 아래이고, 불어난 강물에 복구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 불편은 며칠 더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울주군 언양읍 일원. 음식점과 카페 곳곳이 단수로 인한 휴업 팻말을 걸어두고 있다. 그나마 영업 중인 음식점들은 전날 미리 물을 대량으로 확보했거나 수시로 물을 수급하고, 식수를 생수로 대체하는 등 적자를 감수하고 영업 중이다.

행정복지센터조차 단수 때문에 용변을 볼 때마다 바가지로 물을 퍼 해결해야 한다. 주민들은 소방차와 급수차가 도착할 때면 대야, 물통 등을 잔뜩 이고서 물을 받아 간다.

상인 A씨는 “이렇게 영업하면 적자지만 다들 쉴 때 문을 열면 좋은 이미지 남길 수 있어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단수가 장기화하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주 지역의 편의점들은 물과 도시락 등을 평소보다 많이 발주했지만 식당 대신 찾은 직장인 등 덕분에 대부분 완판했다. 일부 주민들은 식사를 위해 물이 잘 나오는 울산 시내나 통도사 주변 음식점으로 외식을 가기도 했다.

단수를 기회로 연차나 휴가를 쓰고, 다른 지역으로 피서를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단수 이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세수나 샤워는 서울주에서 사치 활동으로 변했다. 주민들은 아침부터 미리 확보해 둔 생수와 기존에 받아둔 물을 간신히 모아 샤워하거나 세수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다. 일부 주민들은 “금똥 싸는 것도 조심스럽다”라고 화장실 이용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주민 A씨는 “세숫물, 양칫물을 모았다가 해결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받아놓은 물이 떨어졌을 때 어쩔 수 없이 생수를 이용해 물을 내렸는데, 집에서 유료화장실을 사용할 줄은 몰랐다. 이번 단수로 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주민 불편에 울주군은 모든 가용 자원과 행정력을 동원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민간 급수차 8대를 동원해 식수를 공급하고, 각 읍면에서 운영 중인 산불진화차량 12대를 투입해 생활용수를 지원했다. 아울러 본청 및 읍면 공무원을 투입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가구당 생수 6병을 배부하고 있다.

문제는 이날 오후로 예상됐던 복구 시점이 불어난 강물로 인해 연기됐다는 점이다.

울산상수도본부에서는 당초 누수 예상 지점으로 총 3곳을 점찍었다. 이 가운데 유력했던 사연교 아래 관로는 검사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상수도본부는 나머지 2곳을 대상으로 누수 탐사를 할 예정이지만 모두 상수관로가 강바닥 아래에 묻혀 있어 애를 먹고 있다.

울산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상수관로에서 물이 새는 것을 확인하려면 실제 물이 새는 것을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막이 공사가 우선돼야 하는데 불어난 물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2일까지 복구할 계획이지만,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기에 정확한 복구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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