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 속 지친 시민들과 소비 위축에 시달리던 지역 상권 모두 이번 지원이 민생 회복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본보 취재진이 이날 오전 찾은 남구 무거동 행정복지센터. 이른 시간부터 센터로 향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현장에 배치된 직원들은 시민들이 실내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번호표를 배부해 순번대로 접수했다. 신청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첫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 신청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었지만, 업무 개시 50여분 만에 번호표는 이미 50번대를 돌파했다.
대기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김모(59)씨는 “가족이 총 4명이라 합치면 꽤나 큰 금액”이라며 “주로 식비나 생활비로 쓸 예정이다. 이 정도면 가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요일제 운영을 미처 알지 못한 채 방문했다가 접수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첫날인 이날은 끝자리가 1 또는 6인 사람만 신청할 수 있다. 이후 화요일은 2·7, 수요일은 3·8, 목요일은 4·9, 금요일은 5·0 순이다. 오는 26일부터는 요일 구분 없이 모든 시민이 신청 가능하다.
고령자나 외출이 어려운 가족을 대신해 대리 신청하러 왔지만 위임장이나 신분증을 준비하지 않아 헛걸음을 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무거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시민들이 밖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내부 대기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며 “신청 첫날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요일제 운영을 모르고 방문했다가 되돌아갔다. 요일을 반드시 확인하고 제 날짜에 방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 상권은 소비쿠폰으로 인한 매출 상승 기대감에 발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관내 편의점, 식당 등은 유리창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을 내걸며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중구 태화종합시장도 전광판을 통해 ‘소비쿠폰 사용처’라는 문구를 송출하고 있었다. 권영오 태화종합시장 상인회장은 “고물가에 폭염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인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소비쿠폰 덕분에 오랜만에 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재난지원금 덕분에 특수를 누렸던 안경점, 미용실, 네일숍 등도 다시 한번 기대하는 눈치다.
남구에서 네일숍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혜(32)씨는 “특별한 날이나 예상치 못한 소득이 생겼을 때 보상심리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뷰티 사업장에도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색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오는 9월12일 오후 6시까지 약 8주 동안 온·오프라인을 통해 1차 신청을 받는다.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지급 받을 수 있다. 신청 다음 날부터 지급되며, 사용기한은 11월30일까지다. 신용·체크카드와 선불카드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소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은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백화점·면세점, 온라인 쇼핑몰·배달앱, 유흥·사행업종, 환금성 업종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울산시는 정부의 경기 활성화 정책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8월1일까지 관내 55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하고, 해울이콜센터는 연장근무에 돌입했다. 자원봉사자는 동별 2명씩 오전·오후 교대 근무하며, 울산시 공무원도 각 센터에 1명씩 파견돼 신청 안내와 민원 응대를 지원한다. 해울이콜센터(052·120)는 같은 기간 오후 6~8시 연장 운영하고, 8월4일부터 11월28일까지는 소비쿠폰 사용 관련 심층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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