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통행에 구멍난 보행데크 ‘위험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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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륜차 통행에 구멍난 보행데크 ‘위험천만’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5.07.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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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보행데크의 상판 일부가 나무가 빠지면서 속이 훤히 드러난 상태로 남아있다.
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보행데크가 반복되는 오토바이 통행과 시설 노후화로 인해 심각한 파손 상태에 놓여있다. 안전한 보행을 보장해야 할 보행데크가 구조 손상으로 오히려 위태해지면서 ‘보행자 전용’이라는 본래 목적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HD현대미포에서 문현삼거리 방면을 잇는 약 400m 구간의 데크는 상판 곳곳이 깨지거나 들려 있었다. 일부 구간은 지지 구조물과의 이음이 끊겨 있어 사람이 발을 디딜 때마다 덜컹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동구는 주요 훼손의 원인으로 시설 노후화와 출퇴근 시간대 주로 반복되는 오토바이의 불법 주행을 지목했다. 자전거 정도의 하중을 감당할 수 있게 만들어진 보행자 데크에 오토바이가 오가며 사실상 이 구간을 도로처럼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며칠 전까지 데크 상판 일부는 나무가 빠져 아래가 훤히 드러난 상태였다. 가속이 붙은 오토바이는 문제 없이 지나칠 수 있지만 정작 뒤따르던 자전거는 가던 길을 멈춰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구멍난 부분은 며칠 만에 보수가 완료됐다.

40대 주민 강모씨는 “나무가 썩은 것처럼 휘청이고, 상판을 덧댄 흔적들로 자전거 주행이 오히려 어렵다. 와중에 오토바이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주행하니 보행데크로서의 기능을 전혀 못 하고 있는 듯하다”면서도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인근에 보행로가 없어 결국 이 데크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보행데크로 조성된 이곳은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만을 고려한 구조물로 오토바이의 통행은 명백한 불법이다.

이에 오토바이 진입을 막기 위한 계도 조치도 시행 중이지만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동구는 데크 입구에 ‘오토바이 통행 금지’ 현수막을 설치하고 수시로 계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오토바이가 이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보통 보행데크는 오토바이 통행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기 때문에 하중 문제에 취약하다”며 “현수막과 표지판을 부착하고 계도 중이지만 실제 이용 습관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종합건설본부가 관리하는 해당 데크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소규모 보수공사를 진행했지만, 구조적인 노후화와 반복된 훼손으로 파손 부위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구간별 파손 여부에 따라 수시로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예산을 확보해 정비 가능한 구간부터 우선 손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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