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겸 울산시장은 2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기치 못한 집중호우로 인해 송수관 일부가 누수되는 사고가 발생해 많은 시민들께 불편을 끼쳤다”며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총사업비 640억원 규모의 천상~언양 송수관 복선화 사업을 최대한 앞당겨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현재 천상정수장에서 언양1가압장까지 태화강을 따라 매설된 송수관로는 연장 12㎞, 지름 900㎜ 규모로 약 20년 전인 2004년에 매설됐다. 지난 19일 이 상수도 송수관로가 파손된 영향으로 서울주 지역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당시 1주일간 누적 강수량이 약 300㎜에 달한 폭우가 내려 태화강 유량과 유속이 급증한 것이 송수관로 파손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파손 관로 교체를 위해 20일부터 언양읍·삼남읍·두동면·두서면·삼동면·상북면 등 울주군 서부지역 6개 읍·면에 단수 조처를 했다.
그러나 파손 지점을 곧바로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데다가 수돗물 재공급 초기 흐린 물이 섞여 나오면서 약 6만8000여명의 주민이 4~5일가량 식수와 생활용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시는 이같은 단수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총사업비 64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천상~언양 송수관 복선화 사업을 앞당겨 내년에 실시설계를 진행하기로 했다.
복선화는 두 개의 송수관을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한곳에 문제가 생겨도 나머지 관로를 통해 급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다.
시에 따르면 현재 천상~언양 구간은 복선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구간으로 특히 하천을 따라 관로가 설치돼 있어 집중호우 시 취약성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울산 전체 송수관로 중 복선화가 필요한 구간은 총 80.5㎞이며, 현재까지 28.5㎞가 완료됐다. 공사를 추진 중인 8㎞를 포함하더라도 전체 복선화율은 아직 50%에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 44㎞에 대한 복선화가 계획돼 있으며, 이번 천상~언양 구간도 그 중 하나다. 다만 수천억원대의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재정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김두겸 시장은 “현재 상수도 특별회계 연간 예산 1500억원 중 시설개선 예산이 700억원에 불과하다”며 “일반회계의 지원을 통해서라도 대체 관로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고, 총사업비 106억원 규모의 언양 배수지 개선사업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식수 공급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시민들의 안전한 급수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시스템 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단수 기간 동안 울산시는 생수와 급수차량을 긴급 투입해 주민 불편 최소화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OIL, 코리아PTG, 대한유화, 동서석유화학, 롯데정밀화학, 한화종합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관내 주요 기업체와 소방, 울주군,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 생수 64만병을 지원했고, 급수차량 약 200대를 투입했다. 지난 23일 자정부터 급수가 단계적으로 재개됐으며, 고지대 및 두동 지역 등 일부 지연 지역도 25일 자정을 기해 급수가 완료됐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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