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폐역이 된 울산 북구 호계역 일원이 거대한 전시장으로 변모한다.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5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을 23일부터 11월16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북구 호계(폐)역과 그 구간을 포함하는 울산숲 일원에서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 ‘시간을 나르는 일’은 인간과 비인간을 아우르는 ‘모두의 노동’과 지난 100년과 앞으로의 100년을 내다보는 ‘세기의 노동’이 주제이며, 이번 전시는 모두의 노동으로 모두를 울창(蔚)하게, 융성케 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국내 예술가 권용주, 권효정, 김경화, 김영섭, 김월식, 김희은, 박봉기, 유미루, 정만영, 정승, 조말 작가를 비롯해, 소금나루2014 입주작가인 이수현, 전효경, 울산대학교 허영란 교수도 아카이브 전시관 구성에 참여한다. 설치, 사운드, 인공지능(AI), 영상, 아카이브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총 27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봉기 작가는 오랜시간 호계역을 거쳐갔을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 표정, 소리들을 생각해보며 대나무를 한땀 한땀 엮어 다양한 개인 서사가 모인 ‘둥지’를 만든다. 정승 작가는 ‘노동’과 관련된 지역의 역사와 키워드를 기반으로 AI가 텍스트와 영상을 만들어 센서와 ‘프로젝션 맵핑(빛이나 영상을 물체에 투사해 현실과 가상, 또는 다른 공간처럼 보이게 하는 예술·기술적 기법)’을 이용한 작품을 전시한다.
정만영 작가는 호계역 주변과 동대산 일대 자연의 소리, 호계천 상류 및 발원지의 물소리, 화물을 싣고 역을 지나는 기차 소리 등 여러 소리가 모이게 된 ‘기차역의 소리’를 대나무로 벤치에 누워 들을 수 있는 작품을 제작했다.
전시 프로그램 외에도 총 3개의 시민 체험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시민참여 퍼포먼스 워크숍인 ‘몸, 뿌리내리고 솟아오르다’는 ‘바디 커뮤니케이션’ 교육단체인 변화의 월담이 운영한다. 시민들이 굳어버린 몸의 규칙을 깨뜨리는 놀이 퍼포먼스를 10월18~19일 이틀간 연속으로 운영한다. ‘백년숲을 나르는 우리들’ 프로그램은 소금나루2014 12기 입주작가인 이수현, 김시흔, 김현진 작가가 시민들과 환경을 가꾸는 씨드밤 만들기를 이달 27~28일 이틀간 총 3회차로 운영한다.
김월실 작가의 ‘돌의 민주주의’는 작가의 작업을 시민들이 함께 제작하는 형태로 완성된다. 소금나루2014는 이달 26일까지 국내 예술가들이 만든 돌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 돌들은 호계역사로 도착하게 된다. 북구 8개동의 주민들도 사전에 돌을 제작해 호계역사로 운반할 계획이다.
‘시간을 나르는 일’ 개막식은 26일 오후 4시 호계(폐)역 울산숲 구간에서 진행되며 울산시민 등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