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내수 출하량 34년만에 최저…울산은 ‘선방’
상태바
시멘트 내수 출하량 34년만에 최저…울산은 ‘선방’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11.12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시멘트 산업이 1990년대 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국적으로 내수 출하량이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울산은 공공·산업 현장이 버팀목 역할을 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3650만t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16.5%(721만t) 줄어든 규모로, 1991년(3711만t) 이후 34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내년 시멘트 수요 전망 역시 올해보다 1.4%(50만t) 감소한 3600만t으로 내다봤다. 건설 착공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장 가동이 줄고 건설업계의 만성적인 자금난과 공사비 폭등이 지속돼 시멘트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협회는 “착공·시공 실적이 동반 감소하면서 레미콘 수요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시멘트 출하도 직격탄을 맞았다”며 “1990년대 초 신도시 개발기에는 내수가 급증했지만 지금은 생산능력 과잉에 수요 급감이 겹친 구조적 위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가 최근 정부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시하면서 장기적 경쟁력 저하 우려가 커졌다.

2022년 일몰된 화물차 안전운임제가 내년부터 3년간 재시행된다. 2020~2022년 한시 도입 당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반비는 약 40% 인상됐고, 화주의 운임 부담이 3년간 1200억원가량 늘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수요 부진에 더해 화물운임 인상과 탄소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업계는 한계 상황에 놓였다”며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과 물류비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불황 장기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울산은 대형 현장 가동이 이어지며 하락 폭이 비교적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태화강변 A-2블록 공공주택사업과 라엘에스 등 대형 건설현장이 주요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울산의 올해 3분기 건설수주액은 1조162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400억원)보다 1.9% 증가했다. 특히 지난 9월 수주액은 7297억원으로 17.7% 늘어나 전국(-8.6%)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대형 공공·산업 현장이 수요를 뒷받침하며 지역 건설경기와 시멘트 소비가 완만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울산지역 내 시멘트 수요는 전년 대비 85~9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전국 평균 대비 낙폭이 작은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더해 추가적인 대형 프로젝트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오늘의 운세]2025년 10월20일 (음력 8월29일·임술)
  • 도서관 인근 편의점 ‘담배 뚫린곳’ 입소문 일탈 온상
  • 울산도시철도 2호선 예타 여부 이번주 결정
  • 옥교동한마음주택조합 8년만에 해산 논의
  • 필름부터 AI이미지까지 사진 매체의 흐름 조명
  • 중구 ‘B-15 조건부 의결’ 재개발 본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