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수록 천동에게서 배운 검술을 제대로 사용하는 강목에게 무현은 상대가 되지 않게 되었다. 결국 무현은 깨끗하게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이눌 장군은 두 사람 모두를 격려했다.
“양 봉사가 제대로 가르친 것 같군. 아주 훌륭해.”
“과찬의 말씀입니다. 이번에 왜적이 이곳으로 쳐들어오면 이 동무들과 함께 셋이서 후방을 치겠습니다. 실전이 처음인 사람들이라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세. 기대가 되네. 빨리 두 사람의 활약을 보고 싶구먼.”
“네, 장군. 오늘은 이만 물러가옵니다.”
천동은 정말 걱정이 많이 되었다. 목검으로 연습하는 것과 진짜 검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눌 장군에게서 얻어온 검으로 제대로 된 연습을 할 필요가 있어서 두 사람을 보내지 못하고 철검으로 실전 같은 연습을 다시 시켰다. 훈련을 실전처럼 하지 않으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게 전장이기에 두 사람에게 다소 가혹하리만큼 강한 훈련을 시켰다.
“오늘은 이만 됐고, 며칠간은 동굴집에서 나와 같이 생활하자.”
“그래도 돼요?”
“우리끼리 있을 때는 요 자를 안 붙여도 된다. 그리고 신분에 관계없이 우리는 동무다. 물론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하겠지만 나는 죽을 때까지 너희들을 동무로 생각할 것이다.”
“동굴집은 우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던 곳인데 정말로 거기서 지내도 되는지?”
“동무니까 공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끼리 있을 때는 존대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냥 편하게 해.”
“아닙니다.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동무 사이라도 상하관계는 분명히 해야 지내기가 편합니다. 대식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어, 나도 그게 편해. 봉사 나리가 아직도 우리를 동무라도 생각하는 그 마음만으로 나는 됐다고 생각해. 나도 주워들은 얘기지만, 세 사람이 있을 때는 반드시 그중의 한 사람이 나머지 두 사람을 이끌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봉사 나리는 무술도 뛰어나고 배운 것도 많아서 우리 두 사람의 수장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너희들 생각이 정 그렇다면 그렇게 하자. 그렇지만 우리는 동무다. 그것만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알겠습니다. 봉사 나리.”
당분간 무룡산의 동굴집에서 두 동무들과 기거하기로 작정한 천동은 무술도 연마할 겸 이튿날부터 동틀 무렵에 무룡산 정상으로 가서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고, 두 시진가량 조선세법과 왜검술을 결합한 새로운 검술을 연마했다.
글 : 지선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