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 美學과 절제](89)녹이상제 살찌게 먹여-최영(1316~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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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분옥 시조시인의 시조 美學과 절제](89)녹이상제 살찌게 먹여-최영(1316~1388)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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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위한 불타는 충정

녹이상제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 타고
용천설악 들게 갈아 둘러 메고
장부의 위국충절을 세워 볼까 하노라 <해동가요>


예나 이제나 호걸들은 그가 섬길 주인을 찾고 있다.

▲ 한분옥 시조시인
▲ 한분옥 시조시인

참새는 여기저기 아무 곳에나 앉는다. 하지만 백로는 낙낙 장송에 앉아야만 어울리고 붕(鵬)새는 오동나무에만 앉는다. 분명 난세의 호걸들은 대의(大義)를 지닌 군주를 모셨다.

맹자가 일찍이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고 했다.

능력과 지략이 뛰어날 수는 있어도 백성을 아끼고 인과 덕을 베품에 있어서는 누구나 다할 수 없음을 이 시대를 살면서 이제야 알 것 같다.

고려 말 우왕의 어리석음에도 의와 도(道)가 있기에 영원히 그를 경앙하지 않았던가.

진정한 영웅의 길은 충과 의를 실천하는 인간적인 미(美)를 지닌 풍격에 있다. 분명 그는 나라와 임금을 아끼는 무사 최영 장군이었다.

일생을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며 무장다운 기개로 살다 간 최영 장군의 불타는 충성심을 읊은 시조이다.

‘녹이’ ‘상제’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는 명마를 일컫고, ‘용천검’은 명검이며, ‘설악’ 또한 잘 드는 칼을 의미한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이씨 조선이 탄생하긴 했지만 최영 장군의 충절은 중하기 태산 같다. 600여년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무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이성계는 나라를 건국한 신(神)의 격이었다면 최영 장군은 모시는 왕을 받든 충심으로 가득한 인간이었다.

왜구와 홍건적 침입을 물리친 명장이었으나.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그에게 피살됐다.

사람은 어떤 일에서건 일에 나아갈 때보다 일에서 물러날 때가 중요하다.

또한 어떻게 살아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어떻게 죽음에 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가르침이 되고 있다.

거느리던 부하 장수 이성계의 회군으로 패하자 고려는 망하고 아침의 나라 조선이 건국됐건만 그의 충정을 잊지 못하는 백성들이었다.

장군이 타던 말은 주인의 죽음을 슬퍼하고 몇 날 밤낮을 울며 굶어 죽었다고 전한다. 그 주인에 그 말이다.

우리의 몸과 정신을 길러낸 이 나라가 역사의 정통성을 이어 영원히 지켜가기를 하늘 우러러 기도하는 아침이다.

한분옥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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