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왕대밭에 왕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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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왕대밭에 왕대 난다
  • 경상일보
  • 승인 202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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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울산광역시 대외협력비서관

내용은 없고 포장만 요란할 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알맹이는 눈을 씻어봐도 찾기 어렵고 온통 쭉정이뿐일 때다. 반대로 ‘되는 집은 가지 나무에도 수박이 열린다’라고 한다. 하는 일마다 좋은 결과를 낸 덕분이다. 울산은 어떤 속담이 어울릴까? 민선 8기 출범 이후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고난과 역경을 딛고 발전과 성장의 디딤돌을 차곡차곡 놓았던 울산은 지난 2025년에도 기념비적인 성과와 결실을 올렸다.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아 울산시정 베스트 5를 뽑는 작업이 오히려 힘들 정도였다. 공정성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울산시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1위는 ‘7조 원대 SK 아마존 웹서비스 울산인공지능센터 유치’가 꼽혔다. 유치 발표와 동시에 곧바로 건립에 착수한 AI 데이터센터는 산업수도 울산에 더해 울산을 ‘AI 수도’라는 부캐를 덧붙이게 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정부의 AI 고속도로 정책에 불길을 댕겼다. 울산시도 AI 정책을 전담할 조직을 꾸렸고,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시대도 울산이 선도하겠다는 야심 찬 전략의 밑그림이 그려졌고, 거기에 맞춰 그림을 완성해 나갈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시정베스트 2위는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다. 7000년 전 선사 문명의 꿈이 국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인의 유산이 된 것이다.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관광도시 도약을 꿈꾸는 울산의 오랜 염원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3위는 어린이와 어르신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가 선정됐다. 돌봄과 보살핌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와 어르신의 교통편의 증진은 물론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대중교통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전국 최초로 울산이 도입해 시행에 들어간 ‘명예사회복지공무원 활성화지원센터’ 설치가 4위를 차지했다.

시정 베스트의 마지막 자리는 국비는 최대로 확보하고, 채무는 제로를 지향하는 튼튼한 울산시 재정의 몫이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은 역으로 생각하면, 곳간이 비면 인심이 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울산시는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예산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것을 흔들림 없는 원칙으로 살림살이를 해왔다. 한마디로 허리띠는 졸라매고, 신발 끈은 바짝 조이고 울산시를 운영해 왔다는 것이다.

덕분에 울산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다’라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속담을 쓸 수 있게 됐다. 2025년 푸른 뱀의 해에 어울리는 시민의 집단지성이 지혜와 슬기를 발휘했다. 이제 바통은 푸른 뱀에서 붉은 말로 넘어갔다.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에는 ‘왕대밭에 왕대 난다’라는 속담을 증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3년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수확도 풍성하게 거뒀지만, 또 다른 결실을 위한 씨앗도 넓고 깊게 뿌렸다. 작년 시정 베스트 5위 안에 든 성과는 한해로 끝나는 과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야 할 과제다. 또한, 연관된 정책과 사업도 펼치고, 새로운 목표도 세워나가야 한다.

연말에 기적처럼 이뤄진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에 따른 후속 조치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다. 올해는 ‘AI 수도 울산’ 원년의 기초를 닦으면서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친환경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하고, 울산형 제조 AI 집적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산업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첨단 이차전지 통합지원센터를 착공하고, 수소 해상모빌리티 특화단지 지정 추진을 이뤄낼 방침이다. 세계인의 유산이 된 반구천의 암각화 일대에 암각화 센터와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고,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준비를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세계적 공연장 건립의 초석을 놓을 예정이다. 울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 창단, 카누슬라럼센터, 파크골프장 조성 등을 통해 문화와 예술, 체육의 활성화로 시민의 삶을 한층 더 풍성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다. 사통팔달의 도로망에 더해 거미줄처럼 촘촘한 도로망으로 편리와 안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회기반시설도 확충하는 방향으로 시정을 펼칠 방침이다. 쉼 없이 달려온 지난날 울산이라는 왕대밭에 뿌려놓은 씨앗이 알토란같은 왕대가 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김종대 울산광역시 대외협력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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