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남부권 대도약의 관문, 가덕도 신공항과 AI 시대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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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남부권 대도약의 관문, 가덕도 신공항과 AI 시대의 준비
  • 경상일보
  • 승인 202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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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민 부산대학교 교수·산업수학센터장

2026년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사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고도 분명한 문제의식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그 중 부산·울산·경남에 거주하고 있는 나는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선언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제시된 ‘5극 3특 체제’ 그리고 남부권을 해양 수도로 육성하겠다는 국가 전략은 부산·울산·경남의 우리에게는 더 이상 추상적인 비전이 아니다. 그리고 이 대전환의 구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인프라 중의 하나가 바로 가덕도 신공항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단순히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시설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남부권 전체의 산업 구조와 물류 체계,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선택지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관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수도권을 동북아 허브로 만들었듯, 가덕도 신공항은 남부권을 세계와 직접 연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공항이 단지 ‘존재하는 것’과 이러한 연결 고리로서 ‘제대로 기능하는 것’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다는 데 있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공항의 성공 여부는 개항 시점이나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하느냐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완성되어야 할 것은 촘촘한 연계 교통망이다. 부산, 울산, 창원, 진주, 포항, 경주 등 주요 도시에서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시작 단계에서부터 계획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계획이 공항 개항 이후로 미뤄지는 순간, 신공항은 또 하나의 외딴 섬이 될 위험을 안게 된다. 교통망은 공항을 위한 부속 시설이 아니라, 공항의 성패를 좌우하는 본체이다.

하지만 교통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 공항의 경쟁력은 ‘크기’가 아니라 ‘기술’에서 결정된다. 세계 주요 공항들은 이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 기술을 활용해 공항 운영의 효율과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항공기 이착륙 스케줄 관리, 여객 흐름 예측, 수하물 처리 최적화, 보안 검색 자동화까지 그 중심에는 수학적 모델링과 AI 알고리즘이 자리 잡고 있다.

산업수학을 연구하고 현장과 연결해 온 입장에서 보면, 공항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수학적 시스템이다. 수많은 변수와 제약 조건 속에서 최적의 해를 찾아야 하는 문제의 집합체다. 가덕도 신공항은 처음부터 이러한 관점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생체 인식 기반의 탑승 수속, 완전한 핸즈프리 수하물 시스템, AI 기반 실시간 혼잡도 예측과 동선 최적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는 단지 편리함의 문제가 아니라 공항의 처리 용량과 안전 그리고 운영 비용을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물류 역시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주문한 물건이 수도권 또는 중부권의 물류센터를 거쳐 다시 부산으로 내려오는 비효율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데이터와 시스템이 수도권 중심으로 설계된 결과다. 항만과 공항이 동시에 있는 남부권에서 AI 기반 물류 최적화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한다면 이동 거리는 줄고 비용은 낮아지며 탄소 배출과 교통 위험도 함께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 설계의 핵심 역시 수학과 AI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지방 주도 성장은 시혜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가덕도 신공항도 마찬가지다. 중앙정부의 사업으로만 남겨 두는 순간, 공항은 지역과 유리된 구조물이 된다. 이제는 언제 개항하느냐보다 어떤 공항으로 운영할 것인가를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해 AI·수학 기반의 스마트 공항 모델을 실험하고 구현할 수 있다면 가덕도 신공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남부권 혁신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가덕도 신공항은 남부권 대도약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고 또 하나의 기회를 놓친 사례로 남을 수도 있다. 그 갈림길에서 필요한 것은 더 큰 활주로나 더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미래를 읽고 준비하는 사고의 전환이다. AI 시대의 공항은 이미 수식과 알고리즘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남부권의 미래 역시 그 위에서 함께 이륙해야 한다.

김현민 부산대학교 교수·산업수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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