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늘고 손님은 줄고 동네 목욕탕 존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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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늘고 손님은 줄고 동네 목욕탕 존폐 기로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6.01.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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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목욕탕 업계가 난방비 부담과 이용객 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울산 중구의 한 목욕탕.
난방비 부담과 이용객 감소가 겹치면서 울산 곳곳의 동네 목욕탕이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때 서민들의 쉼터이자 이웃 간 소통 공간이었던 목욕탕은 경영 여건 악화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구 성남동에서 30년 넘게 목욕탕을 운영해 온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손님 수가 급격히 줄면서 결국 지난 2023년 영업을 접었다. A씨는 “한때는 하루 종일 물을 빼지 않고 장사를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손님이 반토막 나면서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22일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울산에서 영업 중인 목욕탕은 165곳이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2020년 이후부터 2025년까지 울산에서 폐업한 목욕탕은 모두 41곳에 달한다.

아직 문을 지키고 있는 업주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분기별 공공요금 지표를 보면 2021년 초 이후 상수도료는 약 13% 상승했고, 전기료는 같은 기간 40% 이상 급등했다. 도시가스 요금과 지역난방비 역시 각각 60% 안팎 오르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인건비와 각종 서비스 비용 인상까지 겹치면서 목욕탕 업계의 경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구 학성동에서 목욕탕을 운영 중인 박현미(64)씨는 “코로나19가 끝난 뒤 손님이 어느 정도 돌아오긴 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30%는 줄었다”며 “온탕 하나, 냉탕 하나 있는 작은 규모의 동네 목욕탕이지만 한 달 난방비만 100만원 정도 나온다. 임대가 아니라 자가 건물이라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 손님은 줄어드는데 난방비와 전기료는 계속 오르니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단기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 변화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주거환경 개선으로 가정 내 욕실 이용이 늘고, 헬스장·사우나 복합시설이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동네 목욕탕을 찾는 수요 자체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발길이 끊기면서 목욕탕은 고령층 중심의 공간으로 남고 있다.

곽영식 한국목욕업중앙회 울산시지회장은 “목욕탕은 업종 특성상 창업 비용이 크고, 건물 내부를 통째로 뜯어고쳐야 해 인수하려는 사람도 적어 폐업조차 쉽지 않다”며 “1명이 오든 100명이 오든 물을 채우고 데우는 비용은 계속 들어가는데, 손님만 줄어드니 업계 전체가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목욕 문화 자체가 많이 줄었다. 헬스장이 함께 있는 곳이 아니면 젊은 사람들이 단순히 목욕만 하러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앞으로는 목욕탕 문화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주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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