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 닮은꼴 울산 고위험 화학물질 체계적 관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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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베이루트 닮은꼴 울산 고위험 화학물질 체계적 관리 시급
  • 김현주
  • 승인 2020.08.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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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화물 특화된 울산항
화학업체 밀집 석화단지
도심과 가까워 위험 상존
울산소방본부 조사 중간결과
대량 위험물 저장·취급시설
2155곳 중 67%가 불량 판정

레바논 베이루트항의 초대형 폭발사고로 5000여명의 사상자와 16조원 규모의 피해가 추정되면서 각종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공단과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울산에도 고독성·고위험 화학물질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울산소방본부가 진행 중인 석유화학단지 내 대량 위험물 저장·취급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 중간 결과, 점검을 끝낸 2155개 위험물 시설 중 1437개(66.7%)가 ‘불량’ 판정을 받아 시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울산 관내에는 27개의 유형별 산업단지가 조성 또는 가동중이다. 특히 울산 미포국가산단과 온산국가산단에는 100여개의 공장에 폭발성이 강한 유류와 화학물질, 가스 2억여t이 저장된 탱크 1700여개가 밀집해 있다.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8년 기준 울산의 유해화학물질 다량 저장시설 보유 업체 중 1만t 이상의 유해화학물질 저장시설 보유 업체는 28곳에 이른다. 또 울산항에는 연간 1억6600만여t의 액체화물이 처리되고 있다.

울산 역시 베이루트처럼 국내 최대 액체화물 처리항만인 울산항이 도심과 가깝고, 폭발성이 강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석유화학단지 등도 시내와 불과 반경 10㎞ 내에 위치해 있다.

울산 내 석유화학단지 반경 6㎞ 내 22만명 가량이 거주중이고, 온산국가산단 반경 6㎞ 내에는 3만5000여명이 거주중이다. 화학단지나 국가산단 내에서 화재·폭발 사고가 날 경우 상당한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울산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 5월28일까지 화학사고 발생 건수가 43건에 달할 정도로 빈발하다. 43건 중 업체의 시설관리 미흡에 의한 사고가 1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작업자 부주의 15건, 운반차량사고 9건이 뒤를 이었다.

지난 2013년에는 남구 매암동 한 비료공장에서 베이루트항의 폭발 원인이었던 질산암모늄 일부가 유출되는 사고도 있었다.

울산소방본부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석유화학단지 내 대량 위험물 저장·취급 90개 사업장 4593개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관리 미흡도 드러나 불안감을 키운다.

6일 현재 전체 대상 시설 중 2155개(46.9%)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1437개(66.7%) 시설이 ‘불량’ 판정을 받았다. 이중 형사고발에 따른 입건은 1건, 과태료는 16건이 부과됐으며 행정명령은 1420건이 내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불량 판정의 상당수가 시설의 연식이 오래돼 노후화와 부식 진행으로 인한 것이 많다고 밝혔다. 저장용기 표시 의무 위반과 관리소홀 등으로 불량 판정이 내려진 경우도 있다. 전수조사를 통해 형사 입건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 사항은 1건 밖에 적발되지 않았지만, 울산의 경우 그동안 국가산업단지와 울산항이 노후·밀집돼 있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시정명령 건도 가볍게 봐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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