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문화의전당 ‘사우나 전시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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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문화의전당 ‘사우나 전시장’ 논란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0.08.1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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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료보다 비싼 냉방비에

에어컨 끈 채 전시회 진행

작품보호·관람편의 실종

‘별도 냉방비’ 비판 목소리에

전당측 “조례로 정해진 금액 천장 에어컨 8대의 전기세”
▲ ‘찜통 전시장’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울산 중구문화의전당 1층 별빛마루 입구. 발열체크 관리자가 있는 로비에만 에어컨이 가동된다.
18일 낮 12시 울산 중구문화의전당 전시장. 사진전시회가 한창 열리는 중이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그 안에서 땀흘리며 칭얼거리는 아이를 안은 관람객들이 황급히 밖으로 나왔다. 이런 대화도 들렸다. “이렇게 더운데, 어떻게 전시를 감상하라는 건 지…이거 참!” “로비는 시원하네. 여기서 열이나 식히고 갑시다.”

한여름 공공문화공간의 전시장 나들이를 ‘문화바캉스’라고 한다. 이 말은 이미 오래 전부터 통용되는 말이다. 보통의 전시장에서는 전시작품 보호와 관람객들 편이를 위해 하루 종일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여름철 전시장이 하루종일 시원하고 쾌적한 이유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문화생활을 만끽하고, 덤으로 무더위까지 피할 수 있어 좋다. 이같은 ‘문화바캉스’는 주민을 위한 공공문화시설의 수많은 순기능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중구문화의전당에서 전시를 본 방문객들 사이에서 전시장이 너무 더워 관람을 못할 지경이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한 서예인은 “전시장은 크고 좋던데, 작품을 보는 내내 등줄기에 얼마나 땀이 흐르던지. 한바퀴 더 둘러보려고해도 엄두가 안나서 그냥 나왔다”고 했다. 한 사진가는 “‘사우나 전시장’ 같았다. 그런데 전시장 옆 로비는 엄청 시원해서 대비가 됐다. 왜 이렇게 운영하는지 이해가 안됐다”고 했다.

전시회 주관 관계자는 “1일 대관료는 10만원인데, 별도 냉방비용이 시간당 4만원이라고 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9시간 냉방하면 1일 36만원이 더 든다. 8일 전시일정 대관료는 80만원인데, 냉방비를 288만원이나 더 내야한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라 냉방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중구문화의전당이 지역예술가를 상대로 영리만 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왔다. 이에 대해 중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소통이 잘못된 부분이 있다. 전시장 냉방비는 시간당 4만원이 아니라 2만원이다. 전시장 천장에 8대의 에어컨이 돌아가는데, 이를 이용하는 전기세”라고 말했다. 시간당 냉방비 2만원으로 산정해도, 하루 18만원의 냉방비를 더 내야하는 것이다.

한편 또다른 공공문화공간인 울산문화예술회관의 제1전시장은 하루 대관료 9만5040원에 냉방비는 하루 3만8880원만 내면 된다. 울주문화예술회관 전시장의 경우 하루 대관료 3만원이며 냉방비가 별도로 부가되지 않는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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