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거리두기 2단계’ 공연장 문 열릴날 기약없어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울산예술지원사업 등 난항
울산문화재단, 비대면 공연 안내…예술인들 ‘시큰둥’
울산지역 예술인, 공연장 등이 각종 국비공모사업과 시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원금까지 확보했으나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난관에 부딪혀 손을 놓고 있다.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울산예술지원사업 등 난항
울산문화재단, 비대면 공연 안내…예술인들 ‘시큰둥’
올해는 울산 지역 5개 구·군 전 공연장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진행하는 ‘2020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민간예술단체 우수 공연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참여해 13개 공연(2억3500여만원 지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사업수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우선 울산문예회관에는 총 3개 공연이 배정됐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공연인 명품 마당놀이 ‘신뺑파전(효녀 심청전)’이 10월1~2일 공연이 예정돼 있었지만, 취소 위기에 놓였다. 정미조·말로·박주원 ‘THE 3 LIVE’, 렉처콘서트 ‘마음으로 듣는 음악, 풍류’ 공연도 코로나 확산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울산 지역 내 최다 건수 공연을 유치한 울주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찰리채플린 시네마콘서트를 지난 20일 공연했고, 나머지 공연들은 취소 위기에 놓였다. 중구문화의전당, 북구문화예술회관, 꽃바위문화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은 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과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으로 분야를 나눠 시행된다. 민간예술단체의 경우 전국 공모를 통해 작품을 선정하고, 이후 각 지역 문예회관의 신청을 받아 각 공연이 배정된다. 울산 예술단체 중 김외섭무용단의 ‘반구대 암각화-암각의 빛’이 올해 초 공모에 선정됐다. 이후 이 공연은 예주문화예술회관에 배정, 33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예정이었으나 최근 취소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외섭 대표는 “울산발 창작무용공연을 타 지역에서 선보이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많은 기대를 걸었던 사업이다. 그런데 예주문화예술회관으로부터 공연을 취소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금까지 준비해온 부분은 차후에 새로운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겠지만, 힘이 빠지는 건 어쩔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하반기 공연을 앞두고 있었으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취소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한문연은 방방곡곡 사업에 참여하는 예술단체는 공연 개최 최소 2개월 전 문예회관과 사전 계약체결 후 공연 준비금(선금)을 공연료의 30%까지 지급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또 코로나 등 부득이한 사유로 공연 취소 시에는 공연 준비에 따른 비용 지급내역을 제출하면 비용이 인정된다.
국비 공모사업뿐만 아니라 울산시와 울산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울산예술지원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한문연과 달리 아직까지 추가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 확산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다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부터 울산에서도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문화예술회관들도 일제히 문을 닫았다. 9월6일까지 휴관에 들어갔지만, 울산문화예술회관의 경우 9월20일 공연까지도 취소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이에 지역 예술인들은 대체 공연장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국악인은 “초대장과 팸플릿까지 인쇄를 마쳤다. 그런데 코로나 재확산으로 결국 대관이 취소되고 공연이 어렵게 됐다. 그동안 노력은 헛수고가 됐고,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문화재단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 공연이 불가피할 경우 비대면 공연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지역 예술인 사이에선 영상으론 예술 단체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없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울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예술인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창작활동을 순조롭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지만 행정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확산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다음 예술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추가로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