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는 “수시채용 활용”
코로나로 경기악화 주원인
국내 500대 대기업 4곳 중 3곳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않거나 아예 1명도 뽑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의 하반기 청년 고용시장이 얼어붙을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 기업(120곳)의 절반(50.0%)은 신규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하반기에 신규 채용을 아예 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은 24.2%에 달했다.
이는 지난 2월 실시한 상반기 신규채용 조사시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 32.5%, 신규채용 ‘0’인 기업이 8.8%였음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시장은 상반기보다 더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세운 대기업(전체 응답의 25.8%) 중에서도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22.6%에 불과했다. 대부분(77.4%)은 채용 규모 계획이 지난해보다 줄었거나 비슷했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응답 기업의 69.8%는 코로나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와 업종 경기 악화를 꼽았다. 유휴인력 증가 등 회사 내부수요 부족(7.5%)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의 변화로 언택트(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27.9%), 수시채용 비중 확대(26.1%), 경력직 채용 강화(20.2%),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확대(13.6%), 4차 산업혁명 분야 채용 증가(6.6%) 등을 꼽았다.
특히 대기업 과반(54.2%)은 코로나에 대응해 이미 언택트 채용을 도입했거나(19.2%)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35.0%) 것으로 나타났다.
수시채용 비중도 높았다. 전체 응답 기업의 22.5%는 공개채용 없이 수시채용만 100% 활용한다고 답했다. 30.0%는 수시채용과 공개채용을 병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공개채용을 병행하는 기업의 공개채용 비중은 평균 28.5%, 수시채용 비중은 71.5%로, 수시채용 비중이 공개채용보다 2.5배 높았다.
정부와 국회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한 중점 정책으로는 노동·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29.0%),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8.6%) 순으로 꼽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고용시장이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산업 활력 제고와 고용 유연성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청년의 실업난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