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화약고 울산, 강력한 대응 매뉴얼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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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화약고 울산, 강력한 대응 매뉴얼 필요하다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0.09.15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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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국가산업단지의 황산·염산·수산화나트륨 사고발생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에 따르면 울산·미포국가산단의 염산·수산화나트륨·벤젠 취급량은 전국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 울산에서 발생한 염산 사고는 전국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잦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화학물질들은 사고가 발생하면 대규모 피해를 일으키는 독성물질이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강력한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또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에 대한 합동방재 콘트롤 타워를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울산소방본부에 의하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불과 6년만에 43건의 화학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혹 울산시 전체가 안전불감증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소방청 산하 정부합동방재센터가 국가산업단지 공동전담구역 내 사업장 4415곳을 대상으로 유해화학물질을 조사한 결과 사고 위험성이 가장 높은 황산의 경우 전국의 39%가 울산에서 취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다음 위험성이 높은 염산은 울산에서 전국의 11%가 취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로 위험한 수산화나트륨은 전국의 17%가 울산에서 취급되고 있었다.

지난달 4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 보관돼 있던 질산암모늄이 갑자기 폭발한 일이 있었다. 이 사고로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돼 200명 넘게 숨지고 재산피해는 17조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9월28일에는 울산 염포부두에 정박돼 있던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에서 대규모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베이루트나 염포부두 폭발사고는 울산에서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화학사고들이다.

화학사고로 화재나 폭발이 일어나면 사고 초기에 원인물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사고 대응기관에서는 평소 사용 중인 화학물질의 폭발·인화성, 독성 및 발암성, 환경오염 위험성 등을 고려해 사용장비와 대처법을 적절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울산시는 관리 권한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울산시는 베이루트 사고 이후 울산지역 질산암모늄 취급 업체가 18곳이라고 밝혔지만 권한이 없다보니 지금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러운 지경이다. 위험한 화학물질의 처리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 고독성고위험물질관리센터의 울산 건립도 고려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희생을 감수해온 울산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정부의 당연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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