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연댐 사이펀 설치, 환경부가 안전성 점검부터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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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연댐 사이펀 설치, 환경부가 안전성 점검부터 서둘러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0.09.1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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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가 57일째 물에 잠겨 있다. 지난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인해 사연댐 저수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연댐은 15일 오후 4시 기준 60.26m로 만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연댐 수위가 53m에 도달하면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수면 아래로 내려간다. 물이 빠지면 그림이 새겨져 있는 바위 벽면은 풍화현상이 가속된다. 풍화(風化)는 암석이 팽창이나 파쇄 등으로 조각이 나거나 점점 토양으로 변화해가는 자연현상으로 암각화 훼손의 주범으로 꼽힌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수위에 따라 물에 잠겼다가 나오기를 반복함으로써 풍화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울산의 식수원인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기 위한 방안 마련이 국가적 과제가 된 지 오래다.

다행히 최근 낙동강통합물관리가 대안으로 등장하면서 사연댐 수위 낮추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낙동강유역의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울산의 식수문제를 통합관리를 통해 울산의 식수문제를 해결하고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어 암각화를 보존하는 방안이 제시된 것이다. 식수문제와 반구대 암각화 보존이라는 상호대립적 과제를 두고 고민하던 울산으로선 한시름 놓게 됐으나 문제는 속도다. 암각화 보존은 한시가 급한데 비해 낙동강통합물관리는 대구·경북지역 지자체간 협의와 정부부처간 협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설령 합의가 됐다고 하더라도 운문댐 물을 울산에 제공하기 위한 시설은 물론이고 사연댐 수위를 낮추기 위한 수문설치에는 수년이 걸릴 터인데 아직 합의에도 이르지 못한 것이다.

수문설치에 걸릴 기간을 고려한 대안으로 울산시가 제시한 것이 ‘사이펀’ 설치다. 음압 원리를 이용해 물을 낮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U자형 대형 파이프인 사이펀(siphon)을 설치, 강제 배수를 해서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것이다. 낙동강통합물관리를 통해 운문댐 물을 울산에 제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루라도 빨리 사연댐 수위를 낮추겠다는 울산시의 통 큰 양보인 셈이다. 사이펀 설치에는 5~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는 사연댐의 몸체가 콘크리트가 아니라 돌과 흙 등이 섞인 석괴댐이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콘크리트로 된 여수로에 설치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으나 그 역시 안정성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한다.

수자원공사와 환경부, 문화재청, 기획재정부 등 유관부처의 적극적인 협조체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안전성 확인이 필요하다면 용역을 하면 될 일이다. 낙동강통합물관리나 사연댐의 사이펀 설치 모두 더 이상 미적댈 일이 아니다. 울산시가 이만큼 양보를 했으면 이제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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