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도시의 얼굴-2020 울산시건축가회 회원전 및 건축대전
(상)도심 속 문화예술지구를 상상하다
(상)도심 속 문화예술지구를 상상하다

도심에 상상 속 문화공간 구현
보행자 위한 산책길 조성하고
남구문화원 재건축 가정으로
미술관거리·문화시설 만들어
(사)한국건축가협회 울산시건축가회(회장 김진한)가 11월5일부터 9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2·3전시장에서 제23회 울산시건축대전 및 회원전을 개최한다. 울산예총이 마련한 2020 울산예술제의 일환이며 기념식은 6일 오후 4시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는 울산건축가회 회원들로 구성된 건축대전·회원전 운영위원회가 ‘도시 시공상상’이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우리사는 땅 울산의 도심 속 빈 공간을 상상하며 새로운 시공간을 창조하여 시민들과 공유하는 자리라는 의미다. 독자들과 함께 울산의 건축과 미래도시를 함께 그려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건축은 삶의 터전이다. 우리의 의식주 생활은 건축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집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인간이 살아온 역사 내내 지속돼 왔다. 건축이 생활의 근본이다 보니 우리 사회가 변함에 따라 건축의 형식과 내용도 변하게 되어, 그 시대의 사회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 생존에 급급한 사회의 건축은 최소한의 거주조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들이며, 풍요한 사회의 건축은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채로운 건축일 수밖에 없다. 오늘날의 건축은 오늘날의 사회상과 함께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소망을 담게 된다.
올해 23회를 맞은 울산건축가협회 회원전의 주제는 ‘문화예술단지의 계획’이다. 현재의 울산문화예술회관 일원의 전체 블록을 문화예술 시설물들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현재 이 블록은 울산시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문화예술회관 뿐만 아니라 KBS울산방송국, 울산남구문화원이 위치하고, 달동문화공원과 공용주차장이 조성되어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지구로 인식된다. 하지만 공연이나 전시가 없는 기간에는 많이 이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민들이 평소에도 쉽게 접근하여 이용도롤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단지의 서쪽이 되는 번영로 길변, 즉 문화예술회관과 KBS건물의 전면공간은 보행도로를 넓혀 산책길을 조성하고 그 주변에 다양한 예술행위들을 담을 수 있는 부대시설과 휴게시설을 배치하는 것으로 상상해 보았다. 또한 단지 북쪽 편에는 작은 미술관, 공연장들이 모여있는 ‘미술관 거리’를 조성하고, 블록의 나머지 공간들은 조각공원으로 재배치하고, 지하 주차장을 확충하는 마스터플랜으로 가정했다.
‘미술관 거리’는 현재 남구문화원이 위치한 단지의 윗편에 조성된다. 현재의 남구문화원은 저층부에 200석 규모와 300석 규모의 소공연장들, 그리고 고층부에는 문화재단 및 예술인 단체 사무실, 청소년 문화공간, 창작 지원센터 등 부대시설들을 포함하는 건물로 재건축되는 것으로 가정하였고, 이 건물을 기점으로 해서 동서 방향으로 미술관 거리를 배치하였다.
이 미술관 거리의 북쪽과 남쪽은 작은 필지(각각의 대지는 가로 20m, 세로 30m, 600㎡ 규모)로 구획되어, 다양한 작은 문화시설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 시설의 규모가 작은 대신 옆 대지의 건물들과 연계되어, 즉 각 건물의 상층부에서 관람 동선이 옆 건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여 방문객들의 편의성을 높일 것을 설계의 전제 조건으로 하였다. 울산시에 우선 필요한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고, 일반 시민들이 평소에 접할 수 있는 작은 미술관, 공연장들이 서로 가깝게 배치되어 ‘집합의 힘’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설계를 맡을 초대작가들은 젊은 건축가들 중에서 선정되었으며, 전체 단지 마스터플랜을 통해 통일성은 유지되면서도 가급적 자유롭게 자신이 생각하는 문화예술공간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보통의 설계 작업이 특정한 건축주의 요구조건들을 전제로, 비용 및 행정적인 제한아래 이루어지는 데 반해 이번 계획은 일반 시민 모두를 건축주로 하고, 특별한 제한 없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가능할 수 있고, 진정한 울산 문화의 중심지가 계획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재억 울산대 명예교수 울산건축가협회전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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