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기·귀양일기 등 고서 5점
“만인산처럼 가치 재조명 기대”
울산박물관, 올해 유물기증자
14명에 감사패·홍보물 등 전달

올해 울산박물관이 특별기획전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을 열고, 1887년 언양현감으로 부임한 윤병관(尹秉寬·1848~1903)의 생애와 당시 언양지역 사회상에 대해 조명한 가운데 언양현감 이후 윤병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책들이 추가로 기증돼 눈길을 끈다.

지난 2016년 윤병관의 만인산을 울산박물관에 기증했던 윤정열씨가 올해는 윤병관이 쓴 일기인 북유기와 귀양일기 등 고서 4종(5점)을 추가로 기증했다.
우선 북유기(北遊記)는 함경북도 유랑기로, 울산 관련 내용은 아니지만, 당시(구한말) 북한지역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귀양일기인 <청운(靑雲)(위도일기)>는 언양현감 임기를 마치고, 전라북도 부안군으로 귀양을 가게 되면서 당시 귀양 생활을 담은 책이다.
이밖에 <양계조회(兩界照會)> <윤문숙공비문집> 등도 기증했다.
기증자인 윤정열씨는 “언양현감이라는 직명을 보고 지역 박물관에 기증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만인산’을 울산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했다. 이후 학술총서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을 발간하는 등 기증 유물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지속해준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면서 “만인산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울산박물관에서 소중한 학술연구자료로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 만인산은 햇빛을 가리는 일산(日傘)의 일종으로 처음에는 의장품(儀裝品)으로 사용되다가 19세기에 이르러 지방관의 선정을 기리기 위해 고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수놓아 만들어지게 됐다.
이 만인산은 시지정문화재 심의를 준비할 만큼 그 보존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한편 울산박물관은 윤정열씨를 포함해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박물관에 유물 77건 105점을 기증한 14명에게 우편으로 감사패와 감사편지, 홍보물 등을 전달한다.
이상실씨(울산 남구)는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벼루를 기증했으며, 이관용씨(울산 중구)는 고 최형우 장관의 붓글씨 2점을 기증했다. 또 석천마을회(울산 울주군)에서는 마을 동제 관련유물 17점을 기증했다. 윤장목씨(울산 남구)는 <유서필지>와 저울 등을 기증했고, 이정민·이주형 어린이(울산 남구)는 할아버지 집에서 사용한 전화기를 기증했다. 윤한석씨(경남 양산)는 수집한 <나라사랑>·<한글> 잡지 2점을, 김명관씨(울산 중구)는 집안에서 보관하던 팔각 장식장 1점을 기증했다. 이성주씨(대구 북구)는 부친인 고 이은창 교수가 소장한 반구대병풍(이영복 화백 작품)을, 장우혁씨(대구 서구)는 제일은행권 지폐 2점을 기증했다. 전병철씨(울산 남구)는 벼루와 연적 등을 기증했고, 황창한씨(울산 울주군)는 조부님이 사용한 담배파이프와 부친이 사용한 예비군 수첩 등을 기증했다. 김지혜씨(울산 울주군)는 남편이 군생활에서 받은 88서울올림픽 기념품 2점을, 이두병씨(대구 수성구)는 <학성보> <창의록> 등 고서 12점을 기증했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소중히 간직하던 유물을 박물관에 기증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기증된 유물을 전시와 학술자료로 요긴하게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