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감염병·음압중환자실 개소
의료진 대응능력도 크게 늘어나
첨단감염병·음압중환자실 개소
의료진 대응능력도 크게 늘어나
“울산이 신종감염병에 대한 방어태세를 경증부터 중증까지 전체 스펙트럼에 걸쳐 갖추게 됐습니다. 음압병실 확보 등으로 향후 대응능력도 더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해를 넘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의료진과 보건공무원 등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신축년 새해를 맞아 신종코로나 대응 지역 사령관이자 울산의 거점병원·감염병 전담병원 수장인 정융기 울산대학교병원 원장(울산시 감염병대책본부 단장)을 만나 지역의 감염병 대응 실태와 능력, 새해 계획 등을 들어봤다.
정 병원장은 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의료진의 대응 능력이 크게 올라갔다. 초기에 코로나 대응 방법을 배워가고 효율적으로 대응 태세를 가다듬는 과정이었다”고 지난해를 평가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공공에 위험을 주는 의료적 상황이 발생하면 국공립병원이나 의료원 중심으로 대처를 한다. 초기만 해도 울산대병원의 위치는 애매했고, 감염병 환자가 입원하면 기존 환자와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어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난상황으로 접어드는 걸 보고 시에서 협조 요청이 오기 전에 울산대병원이 먼저 시에 협조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울산대병원은 신축 당시 감염병 환자 등이 별도로 분리 격리될 수 있는 음압시설 등을 포함해 신축했기 때문에 감염병 대응에 더 효과적이란 게 정 병원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울산대병원은 최근 첨단 감염병 중환자실 18병상을 새로 개소했다.
그는 “응급환자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최근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을 각 대학병원이 마련하면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울산대병원도 지역 중증 감염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음압중환자실을 개소했다. 이에 따라 울산은 신종 감염병에 대한 방어태세를 경증부터 중증까지 전체 스펙트럼에 걸쳐 갖추게 된 셈이다”고 설명했다.
정 병원장은 최근 요양병원 사태로 가장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요양병원 환자들은 고령에 치매도 있다. 의료진이 대소변을 다 받고 식사를 직접 먹이는가 하면 욕창이 생기지 않게 돌봄까지 해야 한다. 그냥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노인 환자 돌봄까지 하려니 간호사들의 업무가 정말 과중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 병원장은 울산대병원이 올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되면서 신종코로나 대응 능력뿐만 아니라 일반 환자 진료능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병원의 퀄리티를 높이는 등 3년동안 착실히 준비했다”면서 “상급종합병원에 진입한 것도 중요하지만 자만하지 않고 병원의 의료질을 계속 높이면서 새로운 지표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 걸맞은 우수한 전문 의료진을 추가 영입하고, 중증환자 치료에 필요한 첨단장비 도입과 시설확충에도 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신종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대응 능력도 올라간다.
정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되려면 음압병실 확보 등이 필수 조건이 됐다. 제도가 병원을 이끌고, 병원이 제도에 충실하면서 능력을 더 강화시켜 나가는 셈이다. 신종 감염병 태세가 더 강화되기 때문에 대응 능력이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 병원장은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제11·12대(2017~2020년)에 이어 올해부터 임기 2년의 13대 병원장 연임에 성공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