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장르 아우르는 실험적 전시
5월30일까지 덕수궁 전시장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 첫 기획전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가 4일 덕수궁 전시장에서 시작됐다. 전시는 5월30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시대의 전위’를 함께 꿈꾸었던 일제 강점기와 해방시기 문예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통상적으로 일제 강점기는 ‘암흑’의 시대로 인식되어 왔지만 놀랍게도 이 시대는 수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자라난 때이기도 하다.
제1전시실 전위와 융합에서는 1930년대 경성, 시인 이상이 운영했던 다방 ‘제비’를 배경으로 그 곳을 둘러싼 예술가들의 네트워크, 그리고 장르를 넘나드는 그들의 실험적 시도를 살펴본다. 이상, 박태원, 김기림, 구본웅 등을 시작으로 이 시대 가장 아방가르드한 예술가들이 문학과 미술, 심지어 음악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금까지 없던 ‘낯선 것’을 찾아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던 양상을 살펴본다.
제2전시실 지상(紙上)의 미술관에서는 1920~40년대 ‘인쇄 미술’의 성과에 이례적으로 모든 공간을 할애한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백석의 <사슴>,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이름만 알고 있는 수많은 근대기 시집들의 원본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제3전시실 이인행각(二人行脚)에서는 이쾌대, 이중섭, 구상, 김환기, 조병화 등 그 시대 문학과 미술로 공동작업을 펼친 대표적 활동들을 보여준다.
제4전시실 화가의 글·그림에서는 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작가들을 집중 조명한다. 김용준, 장욱진, 한묵, 박고석, 천경자, 김환기 등 6인의 작가들이 남긴 글과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