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예회관·박물관·미술관도
소모임 활성화에 앞장서야
5개 광역단위 연결망 구축
울산학연구센터 심화 추진
“한때는 문화의 양적팽창이 중요했어요. 향유의 기회가 그만큼 적었으니까. 이제는 질적향상을 논할 때입니다. 혼자서 보고 듣고 만족하는데 머물지 말고, 토론하고 공유하는 장이 늘어나야 합니다. 칭찬이든, 비평이든, 피드백이 있어야 성숙해 지지요.”
임진혁 울산연구원장은 울산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주장과 발상을 끊임없이 내놓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1년을 보냈고, 크게 달라질 것 같지않은 올 한해를 앞두고 있으면서도, 도시의 문화감성을 높이는 전략은 여전히 풀 가동 중이었다.
‘성숙한 도시문화’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가 관건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좋은 공연이나 전시를 봐도, 본인이 받은 감동을 마땅히 풀어낼 곳이 없다면 공감의 확산은 더딜 수밖에 없다.
열풍같은 인문학 강의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강사를 초청해서 강연을 열어도, 이어지는 담론의 후속 과정이 없다면, 심오한 메시지는 빠른 시간 내 쉽게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문화예술의 파급효과를 높여 시민들 문화감성을 높이고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국이나 독일처럼 소도시의 자발적인 시민모임이 많아야 합니다. 도시문화를 성숙하게 만드는 밑거름이죠.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하나 아직 부족합니다. 우리 연구원은 그 같은 사례를 입증하는 연구조사로 분위기를 이끌어야 겠지요. 문예회관·박물관·미술관은 본연의 업무 이외에 아카데미나 소모임이 활성되도록 함께 힘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임 원장은 또 울산연구원이 운영하는 울산학연구센터의 사업 역시 심화할 뜻을 비췄다.
울산연구원은 도시의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부울경 동남권 개념을 너머 대구경북까지 아우르는 5개 광역단위 메머드급 연결망 구축의 필요성과 방법론을 찾고자 한다.
울산은 지리적으로 그 한가운데 자리하는만큼 연결고리의 중심이라는 잇점도 있지만 지역적 특성을 내세우지 못한다면 자칫 ‘패씽’의 후폭풍에 직면할 수도 있다.
“앞으로 부산 경남 울산 대구 경북이 하나로 연결될텐데, 그 와중에 살아남을 울산만의 것은 무엇일 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지역사를 제대로 연구하고 정체성을 살릴 때 가능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시민의 문화충족도, 외부적으로는 관광사업과도 연결되지요. 개인적 의견이지만, 동남해안선을 따라 항왜의 유적을 연결하는 것도 의미있습니다. 더 나아가 16세기 울산에서 벌어진 동아시아 국제전의 역사적 의미가 제대로 조명돼야 합니다. 울산역사의 상징성을 지켜줄 학(鶴)복원 사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