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방식 등 합의 실패
오는 29일까지 협상 불발땐
박영선 포함 3자 대결 구도
오는 29일까지 협상 불발땐
박영선 포함 3자 대결 구도

야권 단일화를 추진해온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후보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18일 오후까지 단일화 협상을 시도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각 당의 단일화 실무협상 책임자인 정양석·이태규 사무총장은 이날 “두 후보가 어제 오늘 여론조사를 하고 내일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했지만, 그 약속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협상이 결렬된 원인은 여론조사 문구와 방식이다. 오 후보는 유·무선전화로 ‘경쟁력 또는 적합도’를 물어야 한다는 반면, 안 후보는 무선전화만으로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을 조사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전날 안 후보는 무선전화 100%로 두 여론조사 기관이 개별 응답자에게 경쟁력과 적합도를 모두 물어 합산하거나, 유선전화 10%를 반영한 가상 양자대결을 진행하자고 수정 제안했다.
이날 오 후보는 유·무선 방식으로 두 후보의 경쟁력과 적합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1000명씩 해서 합산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안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선전화 비중이 클수록 오 후보에, 반대면 안 후보에 유리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양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협상 결렬이 선언된 직후 보도자료에서 “최근 발표된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11건 중 8건이 유선전화를 15~20% 반영했다”며 유·무선 방식이 무선전화가 없는 취약계층 의견까지 반영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이 협상 도중 유·무선 방식을 제안한 데 노림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을 측정하기 위한 가상대결 방식을 제시했다.
결국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안 후보의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셈이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조만간 각각 기호 2번과 4번으로 후보등록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시작하는 오는 29일 전까지 단일화를 위한 추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 후보는 “투표용지에 이름을 인쇄하기 전까지는 반드시 단일화는 해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두 후보가 ‘연장전’에도 승부를 내지 못한 채 박 후보와의 ‘3자 대결구도’까지 염두에 뒀다는 관측도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오 후보는 물론이고, 선거운동 초기 투입비용을 고려하면 안 후보도 시간이 갈수록 완주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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