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風 연타에 울산 범여권 고심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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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風 연타에 울산 범여권 고심 깊다
  • 이왕수 기자
  • 승인 2021.04.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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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총선 이어 재보궐까지

국민의힘 큰표차 압승 거둬

민주당, 진보정당들 불안감

내년 6월 지방선거 앞두고

독자노선vs연대전략 고민
▲ 자료사진
지난해 4·15 총선에 이어 이번 4·7 울산 재보궐선거에서도 보수야권이 사실상 압승을 거두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있는 범여권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소위 ‘문풍’(문재인 바람)이 강하게 불며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던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달리 울산지역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정당이 연이어 패배한 상황에서 내년 선거에서 독자 노선을 유지하느냐 또는 연대 전략을 펴느냐 등을 놓고 고민에 휩싸일 전망이다.

4·7 남구청장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서동욱 후보는 63.73%(6만9689표)의 득표율을 올리며 2위 민주당 김석겸 후보와 3위 진보당 김진석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2·3위의 득표수를 합쳐도 1위에 3만35표(27.27%p) 뒤졌다. 남구에서 지난해 치러진 남갑·남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승리했다.

울주나선거구(범서·청량읍) 군의원 보궐선거 역시 군 내 유권자 수가 최다인 범서읍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을 4700여표 차이로 이겼다. 범서읍의 경우 최근 5년간 치러진 21대 총선(2020년), 7회 지방선거(2018년), 19대 대선(2017년), 20대 총선(2016년) 등 4차례 공직선거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눌렸다. 그러나 이번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과 진보당 등 범여권은 지난해 총선과 이번 재보선에서 연이어 패배하면서 불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 2018년 울산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정부 및 의회를 장악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총선에선 6석 중 1석을 얻는데 그쳤다. 당시 민주당이 180석 안팎의 슈퍼여당으로 거듭났지만 울산에선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오히려 미래통합당 당선인과의 표 차이가 적게는 9.34%p, 많게는 19.72%p 까지 벌어졌다. 북구에서만 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승리했다. 미래통합당 후보와의 표 차이는 5.45%p에 불과했다.

진보·정의·노동당 등 지역 진보정당의 경우 2016년 20대 총선에서 진보계열 무소속 김종훈·윤종오 등 2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반면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2021년 재보궐선거 등 3차례 공직선거에서 구의원 1명을 배출한게 전부다. 이번 재보선에서 지역 시민사회, 노동계, 진보정당 등이 참여하는 ‘남구청장 재선거 시민공동행동’을 꾸려 선거전을 펼쳤지만 진보당 김진석 남구청장 후보는 14%대 득표율에 그쳤다.

시민공동행동 내부에선 “인물 면에선 타 후보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지만 거대 양당 정치가 고착화되면서 진보정당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등의 평가가 나왔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역 범여권으로선 점차 강세를 보이고 있는 보수 야권에 대항할 전략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동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당시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민중당 김종훈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사실상 ‘말’ 뿐인 제안에 그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3만3845표를 받은 미래통합당 권명호 후보가 당선됐다. 김태선 후보(2만1642표)와 김종훈 후보(2만9889표)의 표를 합하면 5만1531표다. 단일화가 성사됐다면 결과가 뒤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도 민주당 김석겸 후보가 진보당 김진석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이 또한 ‘말’ 뿐인 제안에 그쳤다.

지역 정치권은 민주당과 진보정당 등 범여권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계해 어떤 선거 전략을 마련할지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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