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언양공설시장 살리려면 시·군 과감한 투자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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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언양공설시장 살리려면 시·군 과감한 투자 있어야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1.05.13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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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이 추진하는 언양공설시장 노후장옥 정비사업이 5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로 머물러 있다. 사업을 추진하는 울주군과 울산시가 예산 확보 과정에서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일부 상인들이 장옥 조기철거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올해는 애써 확보해놓은 국비까지 반납됐다. 시장 앞 도로를 확장해야 누더기 장옥을 새로 지을 수 있는데 아무 것도 못하는 형편이 됐다.

언양공설시장은 영남알프스와 함께 울산 서부권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 언양장은 19세기에도 2일과 7일에 장이 섰던 것으로 기록에 나와 있다. 울산을 비롯해 청도, 밀양, 동래, 양산, 경주, 영천까지 7개 고을의 산물이 모이는 장이라고 해서 ‘7읍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난해 발표된 2035년 울산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언양·삼남 일대는 울산의 제2도심으로 지정돼 앞으로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인구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런 언양공설시장이 아직도 수십년 전의 누더기 시장으로 남아 있다. 시민들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바로 인근에 첨단의 KTX가 운행되고 있고, 그 옆에는 많은 인구가 운집하는 대규모 컨벤션센터가 위치해 있는 제2도심에 70년대의 판자집 장옥이 남아 있는 것이다.

울주군은 지난 2016년부터 장옥 정비를 추진해왔다. 또 울산시는 태화강을 따라 이어진 남천로를 3개 구간으로 나눠 확장을 해왔다. 남천교를 기점으로 상북 방면인 1구간 350m는 지난 2014년 이미 준공했다. 2구간인 남천교~동문길 일원은 보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후 장옥이 들어선 3구간은 2구간 사업 종료 후 착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는 올해 당초예산에 2~3구간 개설을 위한 보상비와 공사비를 신청했지만 모두 삭감됐다. 이후 2차 추경을 통해 2구간 잔여 보상비와 일부 공사비 등 49억원을 신청했지만 역시 전액 삭감됐다. 2구간 보상이 연내 마무리될지 기약도 없는 상황인 만큼 노후 장옥 정비를 위해 선행돼야 할 3구간 사업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군은 당초 매입한 국유지 일원에 조성하려던 신설 시장 건축도 포기했다. 확보했던 군비는 물론 국비 3억8000만원과 시비 1억2700만원까지 모두 반납한 것이다.

언양공설시장은 앞으로 서부권 대표 관광지로 키워야 할 상징적인 장소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려면 이 시장을 지금처럼 슬럼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서부권이 울산의 전략적인 거점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울산시와 울주군의 긴밀한 협의와 과감한 투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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