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여권 핵심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중단된 핵 협상을 임기 마지막 1년 내 되살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접촉하도록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에서 최후(last-ditch)의 시도를 하고자 나섰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남은 1년 임기를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겠다고 밝힌 점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북한 지도자 간 가교로서 문 대통령의 역할은 약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백악관에서 회담한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태평양지역을 중시하고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껄끄럽게 만든 관계들을 개선하고자 한다는 게 외신의 보도다.
또 북한이나 중국이 가하는 안보위협을 해소하는 데 있어 동맹국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외정책의 핵심을 바꿨다면서 문 대통령과 회담은 이러한 접근법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외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유화적 제스처’일 수는 있지만,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를 받아들이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이 싱가포르 합의에 기반한다는 취지로 말한 점을 제시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분쟁으로 해묵은 중동문제가 다시 표출된 게 한미 정상회담에 일종의 ‘방해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동 분쟁 해결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북한 문제 외에는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국내 생산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미국의 협력을 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한국 반도체업계의 협력을 기대해왔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94세의 한국전쟁 영웅에게 미군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한다.
군통수권자로서 처음 주는 명예훈장을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하에 한국전 영웅에 수여하는 것이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서울 여의도 여야정치권은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간에 열리는 첫 한미정상회담에 남북문제와 함께 백신해법에 기대를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책과 비핵화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싱가포르 합의가 계승되고 새로운 대북정책 방향으로 설정되길 바란다. 하노이에서 멈춘 대화의 물꼬를 트기 어렵지만, 싱가포르 합의를 토대로 진전된 대북정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번 회담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남북·북미 대화가 재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 차관 외교’를 거론하며 백신 확보를 주문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해 경부고속도로 건설 차관을 확보한 것이 대한민국 국운 상승의 전기가 됐듯, 이번 회담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정상회담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을 향해 “북한 비핵화, 백신, 반도체 문제에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다시 태평양을 건너 되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회담에 임해달라”고 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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