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백신·경제협력, 대북정책 공조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회담 결과가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상회담 성과
문 대통령은 한미 백신공조 강화 및 이를 통한 ‘백신 허브’ 발판 마련에 힘을 집중,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민간분야 진전도 있었으며, 이런 성과에 힘입어 청와대 내에서는 문 대통령의 ‘백신 허브’ 구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미 정상이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산업에 대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 역시 큰 성과다.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5G·6G 기술이나 우주산업 등 첨단과학 분야에 있어서도 협력을 강화했고, 특히 원전 협력을 강화하면서 제3국 공동진출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도 성과로 평가돤다. 한국은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회복하는 것에 더해 우주로켓 기술확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두 정상은 예정을 1시간 넘긴 2시간 51분 동안 회담을 했고 단독회담 중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주메뉴로 오찬을 함께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청와대는 한미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기초한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명시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다.
지금까지의 남북미 논의를 존중키로 한 것으로, 이후 대북관여에 있어 문 대통령의 활동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성 김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을 두고도 “깜짝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북미협상의 가장 큰 난관인 대북제재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북핵 문제에 대한 정확한 조건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의 ‘톱다운’ 방식에 선을 그은 점 등은 한계로 지적된다.
◇여야 긍정평가 속 후속조치 주문
더불어민주당은 두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외교적 쾌거라고 일제히 호평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송영길 대표 체제의 핵심 어젠다인 백신, 기후변화, 해외원전 시장 공동진출 협력, 남북관계 개선 과제들이 깊이 있게 논의되고 결실을 맺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군에 백신을 직접 지원하고, 양국이 포괄적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글로벌 협력의 모범사례”라고 평했다.
대권주자를 비롯한 당내 인사들도 앞다퉈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백신 확보 방안 등을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안병길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당장 백신이 급한데 사실상 모든 백신 계획이 중장기적이다. 이제부터 대통령이 해야 할 것은 자화자찬이 아닌, 백신 협력 방안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국민 앞에 설명하는 일”이라고 했다. 공동취재단=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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