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노조는 25일 북구 양정동 현대차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공장 투자 확약 없는 일방적 해외투자는 노사 갈등만 야기한다”며 “사측이 해외 투자를 강행하면 노사 공존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14일 오는 2025년까지 8조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노조는 “노조와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5만 조합원과 노조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회사는 노조와 국내공장 우선 투자를 기반으로 한 미래 특별협약부터 체결하고 난 뒤 해외공장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분별한 해외 투자는 국내 제조산업 붕괴와 울산시 공동화, 조합원과 부품 협력사 노동자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측이 발표한 2025 전략 속에 60조1000억원의 재원을 울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사측에 26일 시작되는 올해 단체교섭에서 국내공장 투자를 골자로 한 미래협약 체결에 나설 것과 해외투자 관련 계획을 단체협약에 의거해 정당한 절차를 밟아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수소전기차,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산업과 관련해 울산·전주·아산공장과 남양연구소에 집중 투자할 것도 요구했다.
울산시에는 현대차가 지역 내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유용부지 무상 제공, 세제 혜택, 규제 완화, 4차 산업과 관련된 업무협약 체결 추진 등을 주문했다.
이상수 현대차 노조지부장은 “해외 투자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공장 조합원들이 고용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국내 투자하라는 것”이라며 “사측이 이를 외면하면 노조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고 투쟁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총파업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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