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정치인, 의료인, 교사 등이 전통 운율 속에 심상을 풀어내는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
주인공은 박맹우 전 국회의원, 전재기 전 울산광역시의사회장, 남해든 남목중학교 교사, 황윤순 외솔시조문학선양회 감사, 최순옥 울산남구문학회 회원 등 5명이다.
문예지 <시조정신>은 2021년도 신인상 수상작품으로 5명이 낸 신작을 선정, 2일 오후 4시 울산시 중구 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관련 시상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박맹우 전 의원은 ‘별의 흔들림-포천 노곡리 파견장의 그때’ ‘군복 입은 사진’ 2편이 당선됐다. 흑백사진으로만 남은 청년기의 추억과 그시절의 고뇌를 풀어냈다. 그의 당선작은 ‘지난날의 선명한 기억을 눈부시고 예민한 감성으로 회억하는 과정으로 시조를 써가는데, 그 눈매와 형상화 역량이 앞으로 좋은 작품을 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됐다.
전재기 전 회장은 천년도시 경주에서의 봄밤 심상을 ‘봉황대’에 담았다. 흘러간 역사 속 인물과 사연을 현실로 불러내어 달빛이 스며들듯 자연스럽게 읊고 있다. 역사와 자연에 관심을 둔 시적 질료로 차분하게 시상을 전개해 나간 개성이 돋보인다.
남해든 교사는 수국의 다른 이름 ‘자양화’외 1편으로 당선됐다. 한창 꽃을 틔우기 시작한 자양화의 계절에 맞춰 화려함 속 해탈의 경지를 단시조로 완성했다. 시간의 흐름과 정서적 반응에 충실히 대응하면서 내면의 진경을 그려나간 점이 남달랐다.
황윤순 감사는 ‘어머니’를 통해 행복했던 시골마을 고향을 떠올린다. 아버지가 된 지금의 시점에서 정겨웠던 그 시절의 향수를 한 수의 시로 달랬다. 어머니의 삶을 바라보는 투명한 시선을 통해 간결하고 산뜻한 서정을 드러냈다.
최순옥씨의 당선작 ‘지구본’은 비좁은 마당에서 뛰다니는 손자를 할머니의 넉넉한 품성으로 껴안는다. 지구본 속 너른 세상이 그들 앞에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원숙한 연륜의 향기와 인고의 삶이 노련하게 묘사된 강점이 두드러진다.
신인상 심사에는 유성호 한양대 교수, 박명숙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연구출판부장 등이 참여했다.
시조정신 발행인 한분옥 시조시인은 “모든 당선자에게 축하드린다. 앞날의 장도를 위해, 잊지 말아야 할 초심을 위해, 뜨거운 박수와 힘찬 응원을 함께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을 전후해 현장에서는 2021 외솔 시조 낭송대회(비대면)가 마련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